'묻지마 폭로' 속 정쟁 국감 여전해
고달픈 민생 돌보는 정책감사 기대
상임위 규모 줄여 토론문화 살려야
[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 22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2주차를 맞았다. 정부와 공공기관의 미흡한 정책들이 속속 도마에 오른다.
지난해 이후 유례없는 고물가와 내수 부진으로 민생은 고달프다. 지난해 폐업한 자영업자가 91만명에 이르렀고 전년(80만명) 대비 14%나 늘었다.
우리나라가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사회보장체계는 미흡하고 사회적 약자들의 신음소리가 끊이질 않고 있다.
◆ 22대 국회도 정쟁에 매몰…민생 현안 또 뒷전
최영수 경제부장 |
이에 국민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민생을 돌보는 국회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정부의 미흡한 정책을 바로 잡고, 보다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 경쟁하는 모습을 기대한다.
특히 국정감사는 국민의 삶과 직결된 정책을 점검하고 개선하는 중요한 기회다. 정부의 정책이 국민의 요구에 부합하고 있는지, 예산이 적절하게 집행되고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하지만 22대 국회도 정쟁(政爭)으로 얼룩진 모습은 여전하다. 노동개혁과 연금개혁, 교육개혁 등 우리 사회의 개혁과제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고, 시급한 개정법안들이 즐비하지만 국회에서 다뤄지는 것은 이제 '희망고문'이 돼버렸다.
권력을 추구하는 게 정치의 본질이라고 하지만, 당리당략에만 매몰되어 정쟁하는 모습은 또 다시 국민을 실망케 한다. 뒤로 밀려난 민생 현안 속에 국민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진다.
막말에 고성에 욕설까지 우리 국회의 '꼰대정치'는 크게 달라진 게 없어 보인다. 구태를 벗지 못한 국회의 모습은 국정감사를 받는 피감기관들마저 쓴웃음 짓게 한다.
◆ 나홀로 호통 치는 '꼰대정치' 여전…상임위 축소해 토론정치 살려야
국회는 국민의 대표로서 존경을 받고 권위를 세워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국회 스스로 품의를 지켜야 한다.
카메라 앞에서 국회의원 혼자 호통치고 윽박지르는 정치로는 피감기관은 물론 국민의 존경을 받을 수 없다. 현실과 동떨어진 지적이나, 이해관계자 한쪽의 의견만 관철하려는 강요는 더 이상 정부를 변화시키기 힘들다.
정부나 피감기관의 답변을 경청하고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할 때 피감기관도 수긍할 수 있다.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도 흐뭇하다.
이를 위해서는 국회의 상임위 구조도 개선돼야 한다. 일부 상임위는 의원 수가 20명을 넘어 무려 30명에 이른다. 많은 국회의원들이 하루에 질의를 하려다보니 배정된 시간이 줄어들게 되고, 피감기관의 답변을 들을 여유가 없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때문에 상임위 의원 수를 20명 이내로 줄이는 것도 방법이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30명)나 국토교통위원회(30명)처럼 지나치게 규모가 크거나, 환경노동위원회처럼 이질적인 정책이 합쳐진 곳들은 나눌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서론 존중하고 품위 있는 토론 문화가 국회에 자리 잡기를 바란다. 국회의 경쟁력이 바로 대한민국의 경쟁력으로 직결되고 진정한 선진국으로 가는 길이기 때문이다.
'지록위마(指鹿爲馬)'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한다'는 뜻으로, 진시황이 조고의 꾐에 빠져 사슴을 말이라고 한 고사에서 유래한 말이다. 정치인들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국민을 속이는 행위를 하지 않고, 진실한 모습으로 국민의 신뢰를 얻기 바란다.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