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의대' 3곳 규모로 신입생 감원하나
초과 인원만큼 고1 대입 때 감축…130명대 전망도
연세대, 2차 논술 합격자·최종 합격자 수 비공개
[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예측 불허 속 치러진 2025학년도 대학 입시가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다. 의대 정원 증원과 무전공 확대같이 변수가 많았지만 연세대학교가 '논술 문제 유출 사태'를 일으키며 화룡점정을 찍었다.
논란이 된 논술시험을 무효로 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한 수험생들이 소를 취하하면서 논란은 일단락됐지만, 예비 신입생을 대하는 대학의 태도를 단적으로 보여준 것 같아 씁쓸함을 감추기 어렵다.
신수용 사회부 기자 |
연세대가 논술시험 관리·감독 실수를 만회하고 해당 시험을 성실히 본 수험생뿐 아니라 예비 수험생과 같은 잠재적 피해자를 최소화하기 위한 최선의 조치를 취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점이 많다.
연세대 논술시험 문제 유출 논란은 학교의 안일한 대응이 키운 사태라는 지적이다. 지난해 10월 연세대 자연계열 수시모집 논술시험 고사장에서 문제지가 감독관의 실수로 시험 시작 약 1시간 전에 배부되며 논란이 불거졌다.
학교 측은 뒤늦게 문제지를 회수했지만, 이 과정에서 자연계열 시험 문제지와 인문계열 시험 연습 답안 사진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유됐다. 전형 진행 중에 문항 오류도 발견돼 시험 시간도 연장됐다. 해당 전형은 내신이나 수능 성적 없이 논술로 합격과 불합격이 갈린다.
공정성 논란이 일며 논술시험은 소송전으로 비화됐다. 법원의 입만 바라봤던 연세대는 여론이 악화하자 지난해 12월 추가 시험인 논술전형 2차 시험을 시행했다. 당시 연세대는 2차 시험에서도 1차 시험과 같은 261명을 선발하겠다고 밝혔다. 모집 인원의 2배를 마지못해 선발하는 모양새를 띠었다.
2차 시험 이후 수험생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가 충분했는지도 의문이다. 연세대는 실제로 몇 명이 최종 합격했는지 공개하지 않고 있다. 몇몇 대학은 논술 점수까지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지만, 사회적 파장을 몰고 온 연세대의 행보는 이와는 반대였다.
초과 합격자 수에 대해 연세대 측은 공식 확인이 어렵고, 중도 포기자도 있어 3월이 지나야 정확하게 알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연세대가 시한폭탄을 남겼다는 평을 내놓고 있다. 2차 시험으로 발생한 정원 외 초과 합격자 수만큼 2027년에 신입생 정원이 줄어 입시 경쟁은 더 치열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입시 업계는 초과 합격자 규모를 약 50~130명으로 보고 있다. 3년 뒤 연세대 선발 인원이 최대 130명 줄어들 수 있는 셈이다. 이는 의대 1~3곳 입학 정원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수도권 의대 정원은 지난해 기준 적게는 40명에서 많게는 100명대이다.
논란이 된 자연계열은 의대뿐만 아니라 시스템반도체공학과와 디스플레이융합공학과 같은 이공계열에서도 상위권 학과가 포진해 있어 예비 수험생들의 피해가 예상된다.
논술시험을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않은 연세대의 잘못이 가장 크지만, 피해는 성실히 시험을 본 수험생뿐만 아니라 예비 수험생이 고스란히 안게 되었다. 연세대 논술 논란은 여전히 출발선에 서 있다. 더 이상 선의의 피해자가 없도록 교육 당국의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
aaa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