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출시된 콘텐츠 리뷰 플랫폼
왓챠피디아와 비교해 맞춤형 추천·시청 연계 아쉬워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콘텐츠 과잉의 시대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는 매월, 매분기 새로운 작품을 내놓고 쇼츠와 릴스와 같은 숏폼 영상은 매일 몇 개를 보는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숏폼 영상에 대한 피로로 언젠가부터 의도적으로 시간이 남을 때 차라리 몇 분짜리 영상이나 아니면 그동안 보려고 찜해뒀던 1시간 내외의 영상을 보려고 하는 편이다.
그럴 때 도움이 되는 것이 콘텐츠 추천 플랫폼이다. OTT 왓챠의 흥행과 함께 왓챠피디아는 드라마나 영화를 보는 이들에게 필수 앱으로 자리잡았다. 비록 왓챠가 이전만큼 잘 나가지는 않지만 왓챠피디아는 여전히 콘텐츠를 보려고 할 때 한 번 확인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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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우(왼쪽)와 왓챠피디아(오른쪽)에서 '서브스턴스'를 검색해 들어간 첫 페이지 화면. [사진= 각 애플리케이션 캡쳐] |
LG유플러스가 지난해 10월 출시한 '원로우(1ROW)도 소비자들이 콘텐츠 리뷰를 찾아보고 콘텐츠를 본다는 데서 출발했다. 원로우는 통신사 상관 없이 이용 가능하며 추천 콘텐츠, 전문가, 관객 리뷰를 제공한다.
지난해 12월에 개봉해 재미있게 본 호러 영화 '서브스턴스'를 찾아봤다. 순서대로 '관련 영상', '리뷰', '정보' 탭이 뜬다. 관련 영상에는 예고편과 홍보영상을 볼 수 있으며 '리뷰' 탭에 가면 왓챠피디아에서도 볼 수 있는 짧은 리뷰들이 나온다. 콘텐츠 리뷰 플랫폼답게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다는 표시도 뜬다. '전문 리뷰어' 카테고리를 따로 선택할 수 있게 만들어서 영화잡지 '씨네21'의 평을 볼 수 있는 것도 재미다.
다만 여전히 기존의 강자 왓챠피디아에는 미치지 못하는 후발주자같다는 인상이다. 왓챠피디아에서 '서브스턴스'를 찾아보면 나의 예상별점과 이 영화에 대한 다른 이들의 평균 별점을 볼 수 있다. 예상 별점이 3.8로 나왔는데 거의 비슷했다.
반면 원로우에서는 내가 찾은 콘텐츠가 내 취향일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는 듯 했다. 왓챠피디아의 경우 사용자에 맞는 콘텐츠 추천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 본 콘텐츠에 대한 별점 입력을 필요로 한다. 그렇게 700여개의 콘텐츠를 평가하니 이제는 제법 취향에 맞는 콘텐츠도 추천해준다. 반면 원로우의 경우에도 취향 분석을 위한 콘텐츠 평가를 요청하지만 그마저도 10개 단위로 할 수 있다. 평가 콘텐츠수가 더 늘어난다면 맞춤형 추천이 가능해질지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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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우의 콘텐츠 평가화면. 3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왓챠피디아처럼 5점 만점제가 아니더라도 더 세부적인 평가가 가능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 언로우 캡쳐] |
콘텐츠의 '정보' 탭에서 씨네21 등의 평점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좋았다. 다만 아쉬운 점은 맞춤형 추천이다. 남들이 재미없다고 하더라도 나는 재미있는 콘텐츠가 있을 수 있고 남들이 재밌다고 해도 나는 재미없는 콘텐츠가 있을 수 있다. 맞춤형 콘텐츠는 이러한 취향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인데 원로우는 이러한 기능이 부족한 것으로 보였다.
각 콘텐츠를 볼 수 있는 플랫폼을 확인할 수 없는 것도 아쉬웠다. 콘텐츠를 보고 싶다고 하더라도 이걸 어느 플랫폼에서 볼 수 있는지 확인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이에 왓챠피디아는 왓챠, 티빙, 웨이브, 넷플릭스에서 해당 콘텐츠를 볼 수 있는지 여부를 알려준다.
LG유플러스는 IPTV 사업자로 다양한 콘텐츠를 가진 것이 강점인데 원로우에서는 해당 콘텐츠를 U+tv에서 볼 수 있는지 여부는 물론 다른 OTT에서 볼 수 있는지도 알 수 없었다. LG유플러스는 120만건의 콘텐츠 DB를 기반으로 U+ 모바일tv와 협업해 자체 콘텐츠 시청 기능을 추가한다는 계획이다. 원로우에서 해당 콘텐츠를 어떤 OTT 시청할 수 있는지와 U+tv엣의 시청 여부가 포함된다면 충분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결국 소비자 기반의 플랫폼은 사람들이 많이 모여야지 흥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원로우가 왓챠피디아와 비교해 가질 수 있는 강점이 무엇인지 딱히 알 수 없다. 지속적인 신규 유입 요인도 필요하다. 스포츠 중계 및 팬 커뮤니티 플랫폼인 스포키가 프로야구 중계권을 잃은 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LG유플러스는 왓챠 인수를 추진한 적이 있다는 것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보인다. 원로우가 왓챠피디아와 분명한 차별성을 가져야 할 이유이기 때문이다. 원로우가 콘텐츠 추천 및 리뷰 플랫폼으로 자리 잡기위해서는 소비자들을 지속적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 원로우는 콘텐츠를 보기 전 사람들이 찾는 플랫폼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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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우에서 TMDB, 키노라이즈, 씨네21의 평점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은 강점이다. [사진= 원로우 캡쳐] |
orig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