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대중국 고율 관세 조치로, 아마존에서 제품을 판매하는 중국 업체들이 가격 인상이나 미국 시장 철수를 추진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9일) 기존 84%였던 대중국 관세를 125%로 인상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부과된 20% 관세까지 합산하면, 중국산 제품에 적용되는 총 세율은 145%에 달한다.
아마존 판매업체 3000여 곳을 대표하는 선전시 국경 간 전자상거래 협회(Shenzhen Cross-Border E-Commerce Association, SZCBEA)의 왕신(Wang Xin) 회장은 "이것은 단순히 세금 문제가 아니라, 전체 비용 구조 자체를 붕괴시키는 상황"이라며 "이제 미국 시장에서 살아남기는 매우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왕 회장은 이번 관세 인상으로 통관 지연과 물류비 상승 문제도 심각해졌다며, "현재 업계 전체가 사상 초유의 충격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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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물류 상자 [사진=로이터 뉴스핌] |
아마존 판매 데이터 분석업체인 스마트스카우트(SmartScout)에 따르면, 중국 업체들은 아마존 전체 판매업체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으며, 선전시에는 10만 개 이상의 아마존 판매업체가 등록돼 연간 약 353억 달러(약 51조 원) 규모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또한 중국은 쉬인(Shein), 테무(Temu) 등 주요 전자상거래 플랫폼들의 주요 제조 거점이기도 하다. 중국 국무원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해외 전자상거래 수출입 규모는 약 2조 6300억 위안(약 520조 원)에 달했다.
로이터가 인터뷰한 선전 지역 5개 판매업체 가운데, 3개 업체는 미국 수출 제품의 가격 인상을 추진 중이며, 2개 업체는 미국 시장 철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마존에서 학교 가방부터 블루투스 스피커까지 다양한 제품을 판매해 온 데이브 퐁(Dave Fong) 씨는 최근 미국 내 제품 가격을 최대 30% 인상했으며, 재고 소진 이후에는 아마존 광고비 지출도 대폭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퐁 씨는 "이제 우리를 포함해 누구도 미국 시장만 믿고 사업을 지속할 수 없다"며, "미국 시장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유럽, 캐나다, 멕시코 등 다른 지역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선전시에서 아마존을 통해 블록 장난감을 판매해 온 브라이언 밀러(Brian Miller) 씨는 이번 관세 인상으로 현재 수준의 수익을 유지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고 토로했다.
그는 "아마존에서 20달러에 판매하는 제품의 기존 제조원가는 3달러였지만, 관세를 적용하면 생산 원가가 7달러까지 치솟는다"며, "수익률을 유지하려면 가격을 최소 20% 이상 인상해야 하고, 고가 장난감의 경우 50% 가격 인상도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밀러 씨는 "현재 상황이 변하지 않는다면, 중국에서 미국 시장을 겨냥해 제조하는 것은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며, "베트남이나 멕시코 등 제3국으로 생산 거점을 옮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CNBC방송과 인터뷰한 앤디 재시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도 "관세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부 제품은) 선제적으로 재고를 확보했다. 우리는 제품 가격을 낮게 유지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도 "일부 업체들은 관세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