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동남아 3국을 순방 중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베트남에 이어 말레이시아에서의 일정을 시작했다.
1박 2일간의 베트남 국빈 방문을 마무리한 시진핑 주석은 15일 베트남을 떠나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도착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사가 16일 전했다. 시 주석의 말레이시아 방문은 2013년 이후 12년 만이다.
시 주석은 이브라힘 알마훔 이스칸다르 국왕 초청으로 말레이시아를 국빈 방문했으며, 2박 3일간 말레이시아에서 일정을 진행한다. 시 주석은 16일 이브라힘 국왕을 만나고, 안와르 이브라힘 총리와 정상 회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말레이시아는 올해 아세안(동남아시아 10개국 연합) 순회의장국이다. 시 주석은 중국과 말레이시아의 협력 강화와 함께 중국과 아세안의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등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 주석은 말레이시아에서도 미국의 상호 관세에 대해 중국과 공동 대응할 것을 촉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와르 말레이시아 총리가 이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미지수지만, 미국과 관련된 발언은 자제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시 주석은 미국과의 관세 전쟁에서 각국에게 공동으로 미국에 대응하자는 메시지를 내고 있다. 시 주석은 지난 11일 중국을 방문한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와의 정상 회담에서 "세계와 대립하면 스스로를 고립시키게 될 것"이라며 중국과 유럽이 "일방적 괴롭힘을 함께 막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지난 14일 또 럼 베트남공산당 서기장과의 정상 회담에서 "양국은 전략적 능력을 강화하고, 일방적인 패권 행위에 공동으로 반대해서, 글로벌 자유무역 시스템과 공급망 안정을 지켜 나가야 한다"고 발언했다.
산체스 스페인 총리와 또 럼 서기장은 미국과 관련된 시 주석의 촉구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시진핑 주석이 대미 공동 대응을 촉구하고 있지만,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화답하는 국가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다만 이 같은 중국의 목소리가 글로벌 이슈로 부각된다는 효과를 얻는 한편, 상대국이 친미 일변도 성향으로 기우는 것을 막는 효과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베이징의 한 관계자는 "중국은 미국의 상호 관세에 대응한 외교 전략을 펼치고 있다"면서 "중국은 정상 회담을 통해 아세안 국가들과의 전략적 소통을 심화시키고, 경제적 협력을 강화하며, 역내 영향력을 높이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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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4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또 럼 베트남공산당 서기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신화사=뉴스핌 특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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