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어깨 부상에서 복귀 후 타율 0.071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김혜성(LA 다저스)이 여전히 타격 부진의 그림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8일(한국시간) 필라델피아와의 원정 경기에서도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며 3경기 연속 결장했다.
김혜성은 지난 5월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은 이후 초반엔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빅리그 투수들을 상대로도 4할에 육박하는 타율을 기록하며 다저스 타선에 신선한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주루에서도 특유의 발 빠른 플레이로 존재감을 드러내면서 주전 경쟁에서 확실히 우위를 점하는 듯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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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김혜성. [사진=로이터 뉴스핌] |
전반기 성적을 보면 김혜성의 위대함을 알 수 있다. 48경기에서 타율 0.339(112타수 38안타) 2홈런, 12타점, 11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842를 기록하며 신인답지 않은 맹활약을 펼쳤다. 팬들과 현지 언론은 "예상 밖의 다저스 보물"이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7월 들어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다. 타격 밸런스가 무너지면서 타율은 0.193까지 곤두박질쳤고, OPS 역시 0.418에 그쳤다. 특히 25~26일 경기에서는 한국인 메이저리거로는 9년 만에 나온 '6타석 연속 삼진'이라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남겼다. 이후 몸 상태도 문제가 됐다. 김혜성은 지난달 30일 왼쪽 어깨 점액낭염으로 부상자 명단에 오르며 전열에서 이탈했다.
부상 회복 과정은 비교적 순조로웠다. 트리플A 재활 경기에서는 타율 0.324(34타수 11안타), OPS 0.780을 기록하며 다시 상승세를 탈 듯 보였다. 하지만 지난 3일 다시 빅리그 복귀 후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14타수 1안타, 타율 0.071이라는 초라한 수치에 머물며 여전히 7월의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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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티모어 로이터=뉴스핌] 김혜성이 8일 볼티모어와의 경기에 출전해 2루 수비를 보고 있다. 2025.09.08 wcn05002@newspim.com |
김혜성은 현지 매체 '스포츠넷'과의 인터뷰에서 솔직한 심정을 드러냈다. 그는 "투수의 공은 잘 보이는 것 같은데 안타가 나오지 않다 보니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다"라며 "부상 전처럼 하체 움직임을 살리기 위해 타격 코치와 다양한 훈련을 병행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포스트시즌이 눈앞에 다가온 상황에서 로버츠 감독은 여전히 김혜성의 수비와 주루에 기대를 건다. 다저스 벤치 자원으로서 충분한 가치가 있다는 평가다. 김혜성도 "매일 경기에 나서지 못하다 보니 수비와 주루에 더 신경을 쓰게 된다. 주 포지션은 2루지만 외야 수비도 훈련하고 있다"라며 팀에 보탬이 되기 위한 노력을 강조했다.
현재 김혜성에게 필요한 건 단 하나, 다시 타격감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부진의 터널을 얼마나 빨리 벗어나느냐에 따라 올가을 다저스에서 맡게 될 그의 역할이 달라질 전망이다.
wcn050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