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소환장 '폐문부재' 미수령...불출석 전망
[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계엄 해제 표결 방해' 의혹과 관련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공판 전 증인신문'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법원의 증인 소환장을 '폐문부재'로 수령하지 않으면서 23일 증인신문은 불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내란 특별검사팀이 일반 형사재판에서 거의 활용되지 않는 공판 전 증인신문 제도를 활용하는 것을 두고 법조계 일각에선 "특검 측의 여론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법원도 증인신문의 필요성을 인정한 만큼 계엄 해제 당시 상황을 잘 아는 한 전 대표가 적극 협조해야 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31단독 전은진 판사는 지난 12일과 18일 한 전 대표 측에 증인 소환장을 발송했으나 모두 폐문부재(문이 닫혀 있고 송달받을 사람이 집에 없는 상태)로 송달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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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국회사진기자단 = 한동훈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3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5차 전당대회에서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2024.05.03 photo@newspim.com |
내란 특검팀은 지난 10일 형사소송법 제221조의 2에 따라 법원에 한 전 대표에 대한 공판 전 증인신문을 청구했다. 법원은 지난 12일 특검팀의 신청을 받아들여 23일 오후 2시를 기일로 지정했다.
형사소송법 제221조의 2는 검사가 수사에 없어서는 안 될 사실을 안다고 명백히 인정되는 사람이 출석이나 진술을 거부할 경우 제1회 공판기일 전에 판사에게 증인신문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 전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할 경우 통상의 증인신문과 같이 판사 앞에서 검사의 질문을 받게 된다. 또한 증인신문 과정에서 나온 증언은 조서와 같은 효력을 갖는다.
소환장을 미수령한 한 전 대표는 일단 23일 증인신문에 불출석할 것으로 보인다. 한 전 대표 없이 증인신문 기일을 열고 강제 구인 절차를 밟을지, 한 차례 기일을 연기할지 여부 등은 재판부 재량에 달려 있다. 법원은 증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소환에 불응하면 강제 구인할 수 있다.
법조계 일각에선 특검팀이 일반 형사재판에서 거의 활용되지 않는 공판 전 증인신문 제도를 신청한 것에 대해 지나친 여론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곽준호 법무법인 청 변호사는 "특검 쪽으로 소환해도 한 전 대표가 계속 안 나올 게 뻔하기 때문에, 법원의 힘을 빌려서 실질적으로 특검 조사와 비슷하게 해보려는 거 같다"고 말했다.
다만 한 전 대표의 회고록 등은 증거로 쓰이기 어렵고 법원도 증인신문 필요성을 인정한 만큼 한 전 대표가 적극 협조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이창현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참고인 강제구인 제도가 없으니 특검이 증인신문 제도를 활용하는 것은 괜찮다고 본다"며 "수사하는 입장에선 (계엄 해제) 당시 상황을 가장 잘 아는 한 전 대표를 조사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hong9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