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구용 GLP-1 치료제 개발 본격화
디앤디파마텍 플랫폼 기술 '오랄링크' 부각
일동제약 임상 1상서 최대 13.8% 체중 감량
기업들의 신기술 개발은 지속 가능한 경영의 핵심입니다. 이 순간에도 수많은 기업은 신기술 개발에 여념이 없습니다. 기술의 진화는 결국 인간 삶을 바꿀 혁신적인 제품 탄생을 의미합니다. 기술을 알면 우리 일상의 미래를 예측해볼 수 있습니다. 각종 미디어에 등장하지만 독자들에게 아직은 낯선 기술 용어들. 그래서 뉴스핌에서는 'Tech 스토리'라는 고정 꼭지를 만들었습니다. 산업부 기자들이 기업들의 '힙(hip)한' 기술 이야기를 술술 풀어 독자들에게 전달합니다.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전 세계 비만 치료제 양대산맥인 '위고비'와 '마운자로'가 최근 국내에 잇따라 출시되면서 품귀 현상을 빚었습니다.
두 치료제는 인체의 소화에 작용하는 인크레틴 호르몬인 'GLP-1'과 유사하게 작용해 포만감을 높이고, 식욕을 억제하며 혈당 수치에 따라 인슐린 분비를 조절하는 약물로 비만 치료제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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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 생성 이미지 |
위고비와 마운자로 모두 피하주사 형태로 자가 투여가 가능하지만, 주사 공포증으로 인해 일부 환자들은 투약을 망설이거나 꺼리는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합니다.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글로벌 제약사들은 주사를 넘어 '먹는 비만 치료제'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입니다.
위고비를 개발한 노보노디스크는 이미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의 경구용 GLP-1 치료제 '리벨서스'를 출시했습니다. 당뇨병 치료제로 글로벌 상용화가 완료됐으며, 비만 적응증에 대한 임상도 진행 중에 있습니다.
마운자로를 개발한 일라이릴리 또한 먹는 GLP-1 치료제 '오포글리프론' 개발에 주력 중입니다. 최근 글로벌 임상 3상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내놓으며 비만 적응증 승인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음식이나 수분 섭취와 관계 없이 1일 1회 복용 가능해 복약 순응도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비펩타이드 저분자 화합물로 설계돼 위장관에서 분해되지 않고 안정적으로 흡수된다고 합니다.
반면 앞서 출시된 리벨서스의 경우 아침 첫 식사나 음료 섭취 전에 복용해야 하며 복용 후 최소 30분 동안은 음식이나 음료, 다른 경구용 약물을 복용해서는 안 됩니다. 펩타이드 계열 약물인 세마글루타이드의 경우 위장관 환경에 의해 흡수가 제한되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먹는 비만 치료제의 핵심은 제형 설계로 기술적인 차별화가 필요합니다. 개발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지만, 이를 극복한다면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먹는 비만 치료제 개발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주목받는 국내 기업은 '디앤디파마텍' 입니다. 이 기업은 앞서 설명 드린 펩타이드 약물의 단점을 극복하고 체내 흡수율을 높일 수 있는 '오랄링크(ORALINK)' 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오랄링크의 특징은 펩타이드를 위가 아닌 소장에서 흡수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인데요, 이로 인해 음식이나 음료 섭취 제한 없이 복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핵심 기술로는 펩타이드의 비활성 부위에 비타민 유도체(리간드)를 선택적으로 결합하는 '리간드화'가 적용됩니다. 이는 비타민 트랜스포터(SMVT)에 의한 수송을 유도해 약물의 투과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약물의 효소 안정성 또한 증가시켜 경구 투여 시 소화 효소에 의한 분해를 줄입니다.
해당 기술의 또 다른 핵심 기둥은 지질화입니다. 펩타이드에 지방산을 결합시켜 약물이 알부민에 흡착되도록 해 혈중 반감기를 연장하는 방식이죠. 이로 인해 약물을 1일 1회 복용 가능할 수 있으며, 개인 간 흡수 편차를 최소화합니다.
실제 오랄링크 기술을 적용한 디앤디파마텍의 경구용 GLP-1 치료제 'DD02S'는 동물실험에서 리벨서스 대비 10~12.5배 높은 경구 흡수율을 보였습니다. 디앤디파마텍은 2023년 글로벌 제약사 멧세라와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고, 멧세라가 개발 중인 경구용 비만 치료제에 오랄링크 기술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개발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디앤디파마텍은 로열티 수익 등 상업화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국내 전통 제약사들도 경구용 비만 치료제 개발 경쟁에 속속 뛰어들고 있습니다. 일동제약은 자회사 유노비아를 통해 개발 중인 경구용 GLP-1 수용체 작용제 후보물질 'ID110521156'의 임상 1상 톱라인 결과를 최근 공개했습니다.
4주간의 투여 결과, 200mg 투여군에서 평균 9.9%, 최대 13.8%의 체중감량이 확인됐으며, 5% 이상 체중감량을 달성한 비율도 87.5%에 달했습니다.
특히 식사나 음료와 관계없이 복용이 가능하고, 1일 1회 투여만으로 안정적인 약효를 보였다는 점에서 제형 경쟁력도 부각되고 있습니다. 위장관 부작용 역시 경미한 수준으로 나타나 안전성 측면에서도 긍정적 신호로 평가됩니다.
먹는 비만 치료제는 주사제에 비해 투약 부담이 적고, 환자들의 접근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저변을 넓힐 것으로 전망됩니다. 국내 기업들도 고유 플랫폼 기술과 임상 경쟁력을 입증하면서 향후 성과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syki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