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 외교 장관 사전회담 연기 관측...사전 조율에서 인식 차이 드러내
크렘린 "확정된 날자 없다"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논의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 정상회담이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 CNN 방송은 21일(현지 시간) 백악관 당국자를 인용해, 정상회담 일정을 조율하기 위해 이번 주 열릴 예정이던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회담이 연기됐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CNN은 또 양국 외교 수장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전망을 놓고 입장 차이르 드러냈다고 전했다.
이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은 CNN에 "미국 정부는 러시아가 극단적인 입장에서 충분히 물러서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라며 "루비오 장관은 현 시점에서 내주 정상회담 개최를 권고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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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에 대해 러시아측은 애당초 합의된 날자가 없었다며 '연기'라는 표현도 적절치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이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대통령들이 합의했지만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을 미룰 수는 없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이나 푸틴 대통령 모두 구체적인 날짜를 제시하지 않았다. 회담에는 진지한 준비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로서는 "두 정상이 언제 만날지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라브로프 장관은 루비오 장관과의 전화 통화에서 "두 정상 합의 내용을 진전시키기로 뜻을 모았다"라며 CNN 보도를 보고 "놀랐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양측이 입장을 더 잘 이해하고 필요한 조치를 논의하기 위해 계속 연락을 이어가기로 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도 미러 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구체적인 날자를 언급하지는 않았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푸틴 대통령과 통화를 가진 뒤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다음 주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이끄는 고위급 회의를 거쳐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푸틴 대통령과 직접 만날 것"이라며 "회담이 2주 내 열릴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다만 2개월 전 미국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가진 정상회담에서도 두 정상은 종전 해법을 마련하지 못했던 만큼, 이번에도 양국의 입장차가 협상 성사의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푸틴 대통령이 정상회담 카드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토마호크 미사일 우크라이나 제공을 막는 한편 대러 제재를 피하면서 '시간 끌기'를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