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여자프로농구 1라운드는 하나은행 포워드 이이지마 사키(33)가 지배했다고 한 마디로 정리하면 된다. 지난 시즌 BNK 우승의 '조용한 축'이었던 그가 이적하면서 하나은행은 선두로 도약했다. 반면 BNK는 공수 밸런스의 공백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2024-25시즌을 비롯해 최근 4년간 3차례나 꼴찌에 머물렀던 하나은행은 1라운드에서 4승 1패를 기록하며 우승 후보 KB국민은행과 공동 선두에 올랐다. 공동 최하위인 신한은행(1승 4패)에 일격을 당했지만 국민은행은 물론 지난 시즌 페넌트레이스 1위 우리은행, 챔프전 우승팀 BNK 등을 연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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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은행 이이지마 사키. [사진=WKBL] |
하나은행 돌풍의 중심에는 평균 득점 20점 안팎에 수비·리바운드·허슬까지 겸비한 이이지마가 있다. 그는 단순한 외국인 옵션이 아니라, 공격 전개의 출발점이자 수비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1선 자원으로 기능하고 있다. 가드진의 경험 부족, 결정력 기복이 약점이던 하나은행은 이이지마가 하이 포스트와 윙에서 볼을 잡아 만들어주는 전략을 택하면서 턴오버를 줄이고, 승부처에 '믿고 가는 카드'를 확보했다.
지난 시즌 BNK의 창단 첫 우승 당시 이이지마는 평균 30분 이상을 뛰며 9.6득점, 5.3리바운드, 1.6스틸을 기록한 멀티롤 포워드였다. 기록으로 보면 눈에 띄는 폭발력은 아니지만, 챔프전에서 고비마다 골밑 침투와 외곽 한 방, 수비 로테이션을 책임지며 가치를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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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이이지마 사키가 6월 6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여자프로농구 아시아쿼터 드래프트에서 하나은행의 1라운드1순위 지명을 받은 뒤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WKBL] 2025.06.07 zangpabo@newspim.com |
이이지마가 빠진 BNK는 윙 수비와 하이 포스트에서 연결고리 약화가 뚜렷해지고, 공수 전환 시 첫 번째 스프린트에서 약점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1일 하나은행전에서 3쿼터까지 팽팽히 버티던 경기 흐름이 4쿼터 들어 급격히 무너진 장면은 공격이 안 풀릴 때 팀을 안정시키는 게임 리더의 부재를 보여줬다.
이이지마는 이번 시즌 가장 기대되는 아시아 쿼터 1순위로 꼽혔다. 실제 1라운드에서 그 평가를 그대로 증명했다. 지난달 24일 삼성생명전에서 34득점을 올리며 아시아쿼터 한 경기 최다 득점 신기록을 만들어 냈고, 하나은행의 창단 첫 1라운드 4승까지 이끌면서 현장에서는 "임팩트만 놓고 보면 1라운드 MVP는 사키가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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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하나은행 이상범 감독이 1일 BNK와 부천 홈 경기에서 경기 중 코트를 향해 분주하게 주문을 내고 있다. [사진=WKBL] 2025.12.01 zangpabo@newspim.com |
이 모든 변화는 '우승 팀의 핵심 롤 플레이어'였던 이이지마가 '최하위 팀의 에이스'로 역할을 바꾸면서 촉발됐다. 이는 이번 시즌부터 하나은행 지휘봉을 잡은 이상범 감독의 매직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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