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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부산'서 놓쳐선 안될 작품20…G.리히터(92)에서 정영도(39)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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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아트부산 20개국 129개 화랑 5월12일까지 격돌
특별전 '커넥트' 9개 전시 페어장 곳곳에서 열려
허스토리, 포커스 아시아(중국), 존 지오르노 전시 눈길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상반기 최대의 본격 글로벌 아트페어인 '아트부산'이 열전에 돌입했다. 올해로 13회째를 맞는 아트부산은 부산 벡스코에서 9일 VIP 프리뷰를 시작으로 오는 5월12일(일)까지 열린다.

국내외 미술시장 경기가 전반적으로 냉랭함에 불구하고 상반기에만 화랑미술제(코엑스), 아트오앤오(세텍), 디아프(대구) 등 주요 아트페어들이 열렸고, 여기에 저력있는 페어인 아트부산까지 가세해 금년도 4,5월은 '아트페어 시즌'이라 불러도 될 정도로 치열한 경쟁체제를 보이고 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아트부산의 특별전 섹션인 9건의 '커넥트' 전시(기획 주연화 홍익대 교수) 중 '허스토리'에 출품된 일본의 대표적 여성 아티스트 다나카 아츠코(1932~2005)의 작품 '77Q81'. 1977~1981. 캔버스에 아크릴릭. 162 x130cm. 일본의 전위적 예술그룹 구타이의 초기 맴버로 1950~60년대 아방가르드 운동의 최전선에 섰던 작가로 회화는 물론 설치, 퍼포먼스, 조각 등을 넘나들며 활발히 활동했고,관객참여형 작업 등도 시도했다. 그러나 남성 작가들에 가려 초창기에는 크게 조명받지 못했고 1980년대 이후에야 제대로 평가받기 시작했다. 프라이빗 컬렉션, 뉴욕 폴라쿠퍼 갤러리. 2024.05.11 art29@newspim.com

2024아트부산에는 전세계 20개국에서 129개 갤러리가 참가했다. 국내를 대표하는 메이저화랑이자 세계적인 화랑으로 입지를 다져가고 있는 국제갤러리, PKM갤러리, 조현화랑을 비롯해 가나아트, 학고재, 리안갤러리, 선화랑, 313아트프로젝트, 이화익갤러리, 두손갤러리, OKNP, 갤러리신라, 갤러리루안앤코, 갤러리BHAK 등 주요 화랑들이 부스를 차렸다.

또 참신한 기획력과 발빠른 작가발굴및 홍보, 적극적인 SNS 커뮤니케이션으로 국내외 미술계에서 지평을 넓혀가고 있는 제이슨함, 아뜰리에 아키, 페이지룸8, 유스토/지너, 드로잉룸, 갤러리애프터눈, 갤러리스탠, 에브리아트. 아줄레주갤러리 등 젊은 화랑들도 참여했다.

[서울=뉴스핌] 2024아트부산 특별전인 '커넥트' 전시 중 '허스토리'에 포함된 신디 셔먼의 퍼포먼스 사진작품. 작가 자신이 퍼포머로 분해 대중에 의해 왜곡되거나 과장된 여성상을 꼬집은 연작 중 한 점이다. [사진= 이영란 미술전문기자] = 2024.05.11 art29@newspim.com

해외에서는 아트부산을 통해 한국에도 널리 이름이 알려진 독일의 페레스프로젝트를 비롯해 탕컨템포러리아트, 에프레미디스, 초이앤초이갤러리, 야리라거갤러리, 레히빈스카갤러리, 나마갤러리, 비스킷갤러리 등이 부스를 꾸미고 관람객을 맞고 있다. 

[서울=뉴스핌] 올해 아트부산 특별전 '커넥트' 중 가장 주목할만한 전시인 '허스토리'에 출품된 일본의 저명한 여성미술가 아츠코 다나카의 퍼포먼스 사진작품 'Electric Dress'. 1956. 예술에 테크놀로지와 퍼포먼스를 결합한 작가의 대표작이다.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4.05.11 art29@newspim.com

올해 아트부산에는 특별전시 섹션인 '커넥트'(Connect)전이 시선을 끈다. 아트부산 전체 참가화랑수가 작년에 비해 약20개 남짓 줄어들면서 보다 여유로와진 벡스코 공간에서 모두 9개에 달하는 특별전 코너가 마련돼 다양하고도 임팩트있는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2024년 커넥트 전시는 주연화 홍익대학교 교수가 9건의 전시를 디렉팅했다.

그 중에서도 아시아 현대미술의 1세대를 대표하는 여성작가를 조명한 'Herstory(허스토리)'전시에는 아시아와 미국의 작가 10명의 작품 60여점이 나와 흥미로운 프로그램이 됐다. 10명 작가들의 면면은 매우 화려하다. 한국의 1세대 여성사진작가로 확실한 작품세계를 구축한 박영숙을 비롯해 박래현(작고), 정강자(작고), 김순기 등의 주요작품이 내걸렸다.

[서울=뉴스핌] 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4아트부산 특별전 '허스토리'에 출품된 박영숙의 사진작품 '꽃이 그녀를 흔든다'. 2005. C프린트. 120x120cm. [이미지= 아라리오 컬렉션] 2024.05.11 art29@newspim.com

여기에 일본이 낳은 세계적인 아티스트인 쿠사마 야요이와 추상화가인 아츠코 다나카의 대표작들이 나왔고, 중국 여성작가 샤오 루의 문제적 작품도 출품됐다. 특히 쿠사마 야요이의 녹색 그물망 '인티니티' 페인팅은 허스토리 전시장 입구에 내걸려 많은 이들의 발길을 붙들고 있다. 일본 주요 현대미술관에서 잇따라 개인전을 가진 아츠코 다나카의 대표작 두점(회화및 퍼포먼스 작품)도 놓쳐서는 안될 중요한 작품이다. 여기에 양념격이긴 하나 신디 셔먼과 제니 홀저의 작품들도 가세해 여성작가들의 독창적이고도 치열한 예술세계를 살펴볼 수 있다.

'Herstory'의 출품작 상당수는 아라리오그룹의 창업주이자 아라리오미술관과 아라리오갤러리를 이끌고 있는 김창일 회장('씨킴'이란 작가명으로 활동 중인 아티스트)의 컬렉션이다. 이번 특별전의 커미셔너인 주연화교수가 아라리오갤러리에서 총괄디렉터로 일했던 이력이 있기에 미술관이 아닌 아트페어에 중요한 작품들이 나올 수 있게 됐다. 박영숙, 김순기, 아츠코 다나카, 신디 셔먼의 작품은 이번 아트부산을 찾았다면 꼭 관람해볼만한 작품들이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아트부산의 특별전인 커넥트2의 존 지오르노 퍼포먼스 설치작품 'Dial a Poem' 1968~2019 [사진=아트부산] 2024.05.11 art29@newspim.com

또다른 커넥트 전시인 '포커스 아시아:차이나'도 놓쳐선 안될 섹션이며, 앤디 워홀과 우고 론디노네의 파트너로서 미국 문화예술계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던 시인이자 퍼포밍 예술가인 존 지오르노의 대표작(사운드및 퍼포먼스 작품)을 설치한 커넥트2 '존 지오르노'는 참여해야 해봄직한 섹션이다.

'Dial a Poem'이란 타이틀의 이 프로젝트는 지오르노가 1968년부터 숨지기 직전인 2019년까지 이어온 예술사에 기록될만한 중요한 퍼포먼스 작업이다. 묵직한 빈티지 전화기를 들고 마음에 드는 버튼 하나만 누르면 35명의 세계적인 유명 아티스트가 들려주는 시와 음악 등을 수화기를 통해 들을 수 있으니 꼭 체험해봐야 한다. 

[서울=뉴스핌] 이영란 미술전문기자= 독일 베를린의 예전 IBM건물 1층에 2018년 오픈해 현재는 베를린의 주요 화랑으로 부상한 에프레미디스가 올들어 아트부산에 네번째로 참가하며 선보인 독일 출신의 세계적 거장 게르하르트 리히터(b.1932)의 유화 'War Cut ll'. 2004. 캔버스에 오일. 25.5x22cm. 리히터가 자신의 아트북 'War Cut' 표지에 그렸기에 작품 사이즈는 크지 않지만 오묘한 붉은 색의 레이어가 돋보이는 추상 작업이다. [사진=에프레미디스]. 2024.05.11 art29@newspim.com2024.05.12 art29@newspim.com

9건의 커넥트 전시 중 강강훈의 초대형 극사실 페인팅을 모은 '커넥트6'와 이하은 최연교 빌리 크로스비 등이 참가한 '아트악센트 2024'(커넥트5), 김덕희의 '커넥트3'도 주목할만한 전시이다.

아트페어의 핵심은 뭐니뭐니 해도 참여 갤러리들이 야심차게 준비한 작품들을 내놓는 '메인'섹터이다. 올해 아트부산의 참가갤러리들이 꾸민 메인(Main) 섹터에서는 국제갤러리, 가나아트, 조현화랑, PKM갤러리, 학고재, 선화랑, 이화익갤러리 등의 부스에 관람객들의 호응이 높았다.

[서울=뉴스핌] 2024아트부산에 국제갤러리가 출품한 듀오 건축가인 엘름그린&드라그셋(b.1961, b.1969)의 입체 작품 'Masculinity'. 2023. Marble, polished stainless steel 40x27.5x32cm Courtesy of the artists and Kukje Gallery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4.05.11 art29@newspim.com

국제갤러리 부스에 나온 박서보, 하종현, 양혜규, 줄리안 오피 등의 작품과 함께 가장 신선했던 작품은 듀오 건축가인 엘름그린&드라그셋의 입체 설치작품이다. 대리석으로 만든 남성 소변기에 동그란 구멍을 여러 개 뚫어 역설적 유머와 위트를 던지며 우리가 늘 관념적으로 인식해온 남성성을 곱씹어보게 하는 대리석 작품이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2024아트부산에 PKM갤러리가 출품한 정영도의 작품. Venus, the melting triumph's muse, 2023-2024. Acrylic, color pencil, and graphite. 162x129.8 cm.Courtesy of the artist & PKM갤러리 2024.05.11 art29@newspim.com

PKM갤러리는 2024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대표작기인 구정아와 2024베니스비엔날레 공식 병행전시가 열리고 있는 유영국 화백의 작품을 선보였다. 이와함께 정영도, 이원우 등 전속작가들의 신작도 나왔다.  

학고재갤러리는 국제무대에서 각광받고 있는 이배, 전광영 작가와 더불어 독일을 무대로 활동 중인 송현숙, 겹회화로 많은 팬을 둔 장승택 등 국내 중견작가를 집중 조명했다.

[서울=뉴스핌] 2024아트부산에 일본 작가 시오타 치하루의 크고 작은 작품들로 솔로쇼를 꾸민 가나아트의 전시 장면. [사진= 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4.05.11 art29@newspim.com

올해 가나아트는 '아트부산'에 실을 엮은 대형설치작품으로 국내외에서 잘 알려진 일본의 시오타 치하루의 다양한 작품으로 솔로쇼를 선보여 많은 관람객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시오타 치하루는 지난 2020년 부산시립미술관에서 전시를 가진바 있어 부산시민들에게는 이미 낯익은 작가이기도 하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4아트부산에 선화랑이 출품된 칠레 출신으로 유럽을 무대로 활동 중인 작가 파토 보시치(Pato Bosich)의 작품 'Tower with Oysters' 2023, Oil on canvas 160x116cm. 작가 자신의 자화상을 초현실적이면서도 독특하게 표현한 유화 작품이다. 파토 보시는 오는 6월 선화랑에서 개인전이 잡혀 있다. [사진=선화랑] 2024.05.11 art29@newspim.com

2027년이면 개관 50주년을 맞는 선화랑은 2024아트부산에 곽훈, 이정지, 이영지, 이만나, 강유진 등 한국작가을 선보이고 있다. 아울러 칠레 출신으로 영국의 런던예술대학교를 졸업한 뒤 런던및 유럽,미국과 남미지역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파토 보시치의 유화 작품들을 출품했다. 파토 보시치는 오는 6월 서울 인사동의 선화랑에서 기획전 일정이 잡혀진 작가로, 부산에서 가장 먼저 그의 작품이 국내 최초로 공개되는 셈이다. ('아트부산에서 놓쳐선 안될 작품 20'기사는 하편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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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대전망] '달러 시대의 느린 균열'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2026년 글로벌 자산시장 지형은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바뀔 모양새다. 월가 주요 IB와 글로벌 운용사들이 제시한 내년 전망을 종합하면, 핵심 키워드는 ▲약해지는 달러 ▲강해지는 금 ▲제도권에 깊숙이 편입되는 코인 ▲전략자산으로 격상된 원자재로 압축된다.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지위는 유지되지만, 각종 정책·재정·지정학 리스크로 인해 달러 의존도를 낮추는 '조용한 탈출(quiet hedging)'이 진행 중이라는 분석이다. [사진=퍼플렉시티 생성 이미지] ◆ 달러: 패권은 유지되지만 '천천히 새는 배' 2026년 달러를 둘러싼 큰 그림은 '완만한 약세' 흐름 속에서, 기축통화 패권은 유지하되 매력은 서서히 떨어지는 구조다. 여기에 연준의 금리 인하 경로, 주요국과의 금리 격차, 글로벌 성장·정책 리스크, 그리고 디달러라이제이션(de-dollarization, 탈달) 흐름이 겹치며 달러의 방향성을 좌우할 전망이다. 먼저 연준의 완화 경로를 살펴보면, 2026년 말 기준금리는 약 3%대 중반(3.4% 안팎)까지 내려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최근 발언들을 종합하면 인하 속도는 초기 시장 기대보다 더 느리고 신중한 방향으로 조정되고 있어, 지나친 달러 약세를 막아주는 '하방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둘째는 금리 격차다. 연준이 금리를 내리더라도, 정책금리는 유럽중앙은행(ECB)의 2%, 영란은행(BoE)의 2~3% 수준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익률 격차가 과거만큼 크지는 않지만, 달러 자산이 어느 정도 금리 메리트를 제공하는 만큼 "달러가 한 방향으로 급락하는 구도"까지 보긴 어렵다는 진단이다. 이 같은 상대 금리 우위는 2026년 내내 달러가 급격히 무너지는 것을 막는 완충장치로 작용할 수 있다. 셋째는 글로벌 성장과 정책 리스크다. IMF는 2026년 세계 경제가 완만하게 성장세를 개선할 것으로 보고 있어, 극단적인 안전자산 선호가 달러로만 몰리는 환경은 아닐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다만 미국의 정치·재정 이슈, 부채한도·재정적자, 무역·관세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여전히 "달러 방향성을 뒤흔들 수 있는 변수"로 남아 있으며, 상황에 따라 달러에 일시적인 강세·약세 충격을 모두 줄 수 있는 요인들이다. 장기 구조 측면에서 보면, 달러는 '패권은 유지되지만, 천천히 새는 배'에 가깝다. BNY멜론, JP모간, UBS, 냇웨스트, 피델리티 등 주요 글로벌 하우스들은 공통적으로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는 당분간 흔들리지 않는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다. 그러나 무역정책 불확실성, 미국의 재정적자 확대, 연준의 완화적 기조 등 구조적 요인들이 달러의 매력을 조금씩 갉아먹는 국면으로 진입했다는 데도 큰 이견이 없다. 국제통화기금(IMF)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 외환보유액에서 달러 비중은 2000년대 초반 70%대에서 2025년 2분기 56% 수준까지 떨어졌다. 냇웨스트와 피델리티는 이 흐름을 "빠르진 않지만 분명한 디달러라이제이션(de-dollarization)"으로 규정한다. 특히 러시아 준비자산 동결 이후 커진 '제재 리스크'는 여러 국가가 결제·준비자산을 다변화하도록 자극한 대표적 계기로 지목되며, 일부 중앙은행은 준비자산 구성에서 달러 비중을 줄이고 금·기타 통화 비중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런 전제 아래에서 보면 달러는 2026년 전반적으로는 약세 쪽으로 기울지만, 중간중간 강한 반등(숏 커버 랠리)이 나올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설득력을 얻는다. 물가가 예상보다 끈질기게 높은 수준을 유지하거나 예상 밖의 인플레이션 급등이 나타날 경우 연준의 추가 인하가 지연되면서 달러에 단기적인 지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여기에 지정학적 충돌, 금융시장 급락 같은 글로벌 리스크오프 이벤트가 겹치면 '안전자산 달러' 선호가 살아나면서 강세 국면이 일시적으로 재현될 가능성도 크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조건이 맞아떨어질 수 있는 시점을 2026년 3~6월 구간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연준의 주요 회의와 핵심 물가·고용 지표 발표가 몰려 있는 만큼, 상반기 중 일정 구간에서는 "완만한 약세 추세 속 달러 반등 구간"이 열릴 수 있다는 전망이다. 결국 2026년 달러는 방향성으로는 완만한 약세, 경로상으로는 구간별 반등이 섞인 '요철 있는 하향 곡선'에 가까운 그림으로 그려지고 있다. 달러지수 내년 전망 [사진=캠브리지 커런시스] ◆ 금: 탈달러·재정악화·지정학이 만든 '슈퍼 헤지' 월가 IB들이 그리는 2026년 금 가격의 큰 그림은 '상승'에서 '초강세'까지, 방향성이 한쪽으로 모여 있다. JP모간은 2025년 말 온스당 3,600달러대에서 2026년에는 4,0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일부 프라이빗 뷰에서는 5,000달러 안팎까지 거론한다. 골드만삭스·UBS 등도 4,000~4,500달러 구간을 기본 밴드로 제시하면서, 구조적 강세장이 이어질 경우 5,000달러 돌파 가능성까지 열어두는 분위기다. 이 같은 '슈퍼 헤지' 논리는 세 축에 기대고 있다. 첫째, 중앙은행의 공격적인 금 매수와 디달러라이제이션 흐름이다. 러시아 준비자산 동결 이후 "제재로 묶이지 않는 준비자산"을 찾는 움직임이 강화되면서, 다수 중앙은행이 외환보유액에서 달러·유로 비중을 줄이고 금 비중을 늘리는 방향으로 서서히 포트폴리오를 바꾸고 있다. 둘째,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재정악화와 부채 누적이다. 천문학적 정부부채와 확대된 재정적자는 통화가치 희석 우려를 키우며 "법정통화의 거울"로서 금의 역할을 다시 부각시키고 있다. 셋째, 연준의 완화 전환과 약달러 구도다. 금리가 내려가면 무이자 자산인 금의 기회비용이 줄고, 달러 약세는 달러 표시 금 가격을 끌어올리는 이중 효과를 낳는다. 기관투자가들의 인식도 이를 뒷받침한다. 나티시스 설문에서 글로벌 기관의 3분의 2는 "2026년에는 금이 코인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답하며 금을 1순위 방어자산으로 꼽았다. 동시에 상당수 기관이 전통적인 60:40 포트폴리오 대신 인프라·부동산·원자재·금 등을 섞은 60:20:20 구조를 선호한다고 응답해, 금과 실물자산을 "인플레이션·재정·지정학 리스크가 겹친 시대의 전략자산"으로 재평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IB들은 2025년 급등 뒤 2026년 일부 구간에서 단기 조정과 높은 변동성은 불가피하다고 보면서도, 조정이 나오더라도 "고점을 한 단계 올리는 조정"이라는 표현을 쓰며 중장기 방향성만큼은 강하게 위를 가리키고 있다. ◆ 코인: '대체 가치 저장 수단'...그러나 여전히 '실험 구역' 코인에 대한 월가의 시각은 한 줄로 "커진 건 맞지만, 아직은 실험 구역"이다. JP모간은 비트코인을 포함한 디지털 자산을 "달러에 대한 또 하나의 도전자"라고 부르면서도, 극단적인 변동성과 짧은 히스토리를 이유로 전략적 코어 자산이 아니라 위성(satellite) 성격의 위험자산으로 다뤄야 한다고 경고한다. 2024년 초 2조달러 수준이던 크립토 전체 시가총액이 2025년에는 4조달러 안팎까지 불어난 가운데, 규제 환경이 ETF·ETP 승인 등으로 제도권 친화적으로 바뀌며 비트코인을 '가치 저장 수단'으로 보는 시각이 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실제 결제·상거래 규모는 여전히 수백억 달러 수준에 머물며, 일상적 화폐나 결제 인프라로서의 역할은 초기 단계라는 점이 반복해서 지적된다.​ UBS와 같은 보수적인 하우스는 이런 변화를 인정하면서도 "코인은 어디까지나 투기적 자산"이라는 입장을 고수한다. UBS CIO는 비트코인 변동성이 연 70~80% 수준으로 전통 자산 대비 현저히 높고, 70% 이상 급락하는 대형 조정이 여러 차례 반복된 탓에 포트폴리오의 전략적 축으로 편입하긴 어렵다고 본다. 대신 장기 잠재력을 믿는 투자자라면 "완전 손실이 나도 전체 계획이 흔들리지 않을 정도의 극소 비중으로, 장기 보유하는 전략" 정도만 고려하라고 조언한다. 반대로 SSGA나 모간스탠리, 반에크 등 디지털 자산에 우호적인 기관들은 비트코인이 전통 자산과의 상관관계가 낮고 장기 위험조정 수익이 높다는 점을 들어, 1~4% 수준의 소규모 전략적 배분이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기관 머니의 온도차도 뚜렷하다. 나티시스 2026 인스티튜셔널 서베이에 따르면 글로벌 기관의 36%는 향후 크립토 투자 비중을 늘릴 계획이라고 답하지만, 동시에 66%는 "2026년 성과는 금이 크립토를 이길 것"이라고 응답했다. EY·코인베이스가 2025년 초 실시한 설문에서도 응답 기관의 59%가 "AUM의 5% 이상을 디지털 자산에 배분할 계획"이라고 답해 성장 잠재력을 보여줬지만, 가장 큰 우려 요인으로 여전히 변동성과 규제 리스크를 꼽았다. ◆ 원자재: AI·에너지 전환·안보가 만든 '전략자산'의 귀환 2026년 원자재 시장은 더 이상 단순한 인플레이션 헤지가 아니라, AI·에너지 전환·안보 이슈가 맞물린 '전략자산'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BNY멜론, JP모간, UBS, 냇웨스트, 피델리티 리포트는 접근법은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원자재·에너지·전환 메탈에 구조적인 강세 요인이 집중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BNY멜론은 AI 데이터센터 구축, 전력 인프라 확충, 에너지 전환과 함께 각국의 방위·인프라 지출이 향후 수년간 원자재 수요를 떠받칠 것이라고 본다. JP모간은 천연가스와 전력을 "AI 혁명의 병목(bottleneck)"으로 규정하며 가스 발전, LNG 프로젝트, 송전망 등에 장기 투자 기회가 많다고 짚었다. UBS는 구리·알루미늄 등 산업금속 비중 확대를, 냇웨스트는 희토류·전략자원이 '공급망 안보'와 직결되면서 지정학적 중요성이 커질 것이라고 제시하고, 피델리티는 구조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 환경에서 실물자산·절대수익 전략이 전통 60:40 포트폴리오의 필수 보완재가 된다고 분석했다. 나티시스 설문에서도 기관투자가의 65%가 전통 60:40 대신 인프라·부동산·원자재·금 등을 섞은 60:20:20 구조가 2026년에 더 높은 수익을 낼 것이라고 답해, 원자재·실물자산을 '필수 축'으로 보는 인식 전환이 확인된다.​ 블룸버그NEF와 IEA 자료를 인용한 보고서들은 AI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확충 수요만으로도 2030년까지 전 세계 구리 수요의 2~3%포인트 추가 상향을 가져올 수 있다고 추정한다. AI 데이터센터는 단일 시설당 수만 톤 단위의 구리와 막대한 전력을 소모하는 만큼, 이미 공급 부족이 우려되는 구리·은·희토류·갈륨 등 핵심 금속 시장에 추가적인 타이트닝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전기차·배터리·재생에너지 확대로 리튬·니켈·코발트 등 전환 메탈 수요가 2026년 한 해에만 30~40% 급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에너지 전환과 AI가 결합된 새로운 '미니 슈퍼사이클' 가능성이 거론된다.​ 인플레이션·무역·정책 측면에서의 환경도 원자재에 우호적이다. 모간스탠리 등은 미국·유럽에서 관세·보호무역 정책이 상수로 남는 한, 명목 물가가 2%를 상회하는 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과거 데이터상 인플레이션이 2%를 넘는 구간에서 원자재 상품 수익률이 평균적으로 기타 자산 대비 20%포인트가량 우위였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에너지 안보 우려와 탄소 규제가 섞이면서, 가스·LNG·원유·우라늄은 "절대 줄일 수 없는 베이스 에너지"로, 구리·알루미늄·리튬·희토류는 "에너지 전환을 위한 전략 금속"으로 포지셔닝이 재정의되고 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월가 IB와 기관투자가들은 2026년 포트폴리오에서 원자재 비중을 한 단계 높이는 전략을, "달러·채권·전통 주식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에너지·인플레이션·안보 리스크를 헷지하는 가장 실질적인 방법"으로 제시했다. kwonjiun@newspim.com 2025-12-15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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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전재수 장관 면직안 재가 [서울=뉴스핌] 박찬제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을 받는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이날 오후 언론 공지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은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고 밝혔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통일교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11일 오전 'UN해양총회' 유치 활동을 마친 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입장을 밝힌 후 공항을 나서고 있다. 전 장관은 "직을 내려놓고 허위사실 의혹을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2025.12.11 yooksa@newspim.com 통일교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진 전 장관은 앞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며 사의를 표명했다. 전 장관은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라면서도 사의를 밝혔다. 그는 "흔들림 없이 일할 수 있도록 제가 해수부 장관직을 내려놓는 것이 온당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 장관은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고, 불법적인 금품수수는 단언컨대 없었다"며 "추후 수사 형태든지, 아니면 제가 여러 가지 것들 종합해서 국민들께 말씀드리거나 기자간담회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장관은 "(통일교 측으로부터)10원짜리 하나 불법적으로 받은 사실이 없다"면서 "600명이 모인 장소에서 축사를 했다는 것도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2018∼2020년께 전재수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 원을 제공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 청탁성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pcjay@newspim.com 2025-12-11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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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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