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더프레시, 지난해 매출·수익성 ↑...영업이익 15% 성장
롯데슈퍼, 매출은 소폭 줄었지만 영업익은 14.4% 올라
불황형 유통채널로 각광...가성비 높은 소용량 상품 인기
올해 출점에 속도...롯데슈퍼, 상반기 중 강동둔춘점 오픈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고물가 기조와 소비심리 위축 여파로 오프라인 유통 업체 수익성이 크게 하락한 가운데 기업형 슈퍼마켓(SSM)만 나홀로 성장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임금 기준 변경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대형마트와 달리, SSM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두 자릿수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SSM 업태 특성상 인건비 영향을 덜 받은 데다 고물가 기조가 장기화하자 상대적으로 가성비 높은 소용량 위주 상품을 판매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올해는 신규 점포 출점에 속도를 내는 한편 점포 효율화를 통해 외형 성장과 내실 다지기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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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더프레시 전경. [사진= GS리테일] |
◆ SSM 영업이익, 두 자릿수 성장
13일 업계에 따르면 GS더프레시, 롯데슈퍼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두 자릿수 신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GS더프레시는 지난해 성장 지표인 매출, 수익성, 점포 모든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하며 독보적인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한 모양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수익성이다.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영업이익은 315억원으로, 전년 대비 15.4%의 성장률을 보였다. 롯데슈퍼는 전년 대비 14.4% 늘어난 29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55억원 손실을 기록한 2022년 이후 2년 연속으로 영업이익이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GS더프레시는 외형 성장도 일구냈다. GS더프레시의 순매출은 1조6080억원으로 전년 대비 11.1% 신장했다.
다만 롯데슈퍼는 지난해 매출 1조2962억원으로, 전년 대비 0.8% 소폭 감소했으나, 롯데마트 매출이 2.8%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다. 점포 효율화 작업을 통해 실적이 미진한 매장을 폐점하면서 매출이 소폭 줄었다는 게 사측 설명이다. 실제 롯데슈퍼 점포는 2023년 356개에서 지난해 352개로 축소된 상태다.
롯데슈퍼 관계자는 "효율이 점포 4곳을 정리하면서 매출이 줄었다"면서 "다만 매장 리뉴얼과 마트와 슈퍼의 통합을 통한 운영 효율화로 수익성을 크게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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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개장한 롯데슈퍼 '그랑그로서리 도곡점' 매장 내부 전경. [사진=롯데슈퍼] |
◆ SSM '불황형 유통채널'로 각광...쇼핑문화 변화에 반사이익
업계는 SSM이 불경기에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선방한 것은 고물가 시대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보고 있다. 주택가와 밀접한 쇼핑채널인 데다 소용량 위주 상품을 판매한 게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소비심리는 크게 위축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소매판매액은 2.2% 줄었다. '신용카드 대란' 사태가 있던 2003년(-3.2%) 이후 21년 만에 최대 감소 폭이다. 2022년에 0.3% 소매판매액이 감소하더니 2023년엔 1.5% 줄어들었다. 지난해에는 2%대로 감소 폭이 더 커졌다.
이런 가운데 롯데슈퍼의 기존 점포 매출 성장률은 8.9%에 달했다. GS더프레시의 기존점 성장률은 0.6%에 불과했으나 가맹점이 실적을 떠받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GS더프레시의 가맹점 매출 신장률은 37.2%로 상당히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조사하는 지난해 국내 SSM 업계 매출이 전년 대비 4.6% 늘어난 것에 비하면 8.07배에 달한 수치다.
SSM은 신선식품, 소용량 상품에 강점이 있는 쇼핑채널이다. 과거에는 대형마트에서 1~2주일에 한 번씩 한꺼번에 장을 보는 경향이 많았다. 대용량으로 살수록 더 저렴하다는 인식이 널리 퍼진 덕분이다. 그러나 전자상거래(e-commerce)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생필품을 구매하려는 고객들이 온라인몰로 대거 이동하며 대용량 소비문화가 시들해졌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SSM이 반사이득을 누리고 있다. 집 근처에서 필요할 때마다 소용량으로 신선식품이나 생필품을 빨리 살 수 있는 '근거리 쇼핑채널'인 슈퍼마켓에 소비자들이 다시 몰리며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GS더프레시가 다른 경쟁사에 비해 높은 매출 성장률을 기록한 것은 지난해 가맹점 외연 확장에 성공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롯데슈퍼가 비효율화 점포를 정리했지만 GS더프레시는 오히려 가맹점을 더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GS더프레시의 가맹점 수는 ▲2020년 160개 ▲179 ▲230개 ▲316개 ▲418개로 매년 꾸준히 증가 추세를 보였다. 가맹 사업은 확장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졌다. 가맹사업은 점포 운영 비용은 덜 들어가는 반면 이익을 본사와 가맹점주가 나눠 갖는 구조다. 본사 입장에서 들어가는 비용은 최소화하고 가맹점 장사가 잘 되면 이익을 더 가져오는 만큼 가맹점 확대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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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더프레시 점포 수 현황. [사진=GS리테일] |
◆ 올해 외형성장·수익 다 잡는다
올해 업체들은 외형 성장과 수익성을 모두 잡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GS더프레시는 오는 2027년까지 점포 수를 1000개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점포 규모는 531개다. 단순 계산하면 매년 157개씩 출점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또 기존 출점 데이터 등을 기반으로 우수 입지 중심의 출점을 전개하는 동시에, 우량 가맹점 육성에 필요한 활동을 중점적으로 추진해 내실을 다진다.
근거리 장보기 핵심 플랫폼으로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농·축·수산 상품의 초신선 상품기획(MD) 경쟁력을 고도화한다. 온라인 소비 고객을 흡수하기 위해 퀵커머스, 사전 예약제 등 O4O((Online for Offline) 서비스를 핵심 마케팅 전략으로 계속해서 육성해 나갈 예정이다.
GS더프레시 관계자는 "당사는 올해 외형 확대는 물론, 수익성 제고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기 위해 점포 확대는 물론, 우량 가맹점 육성을 위한 활동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슈퍼는 지난해 점포 효율화 작업을 마친 만큼 올해는 출점에 속도를 낸다. 올 상반기 중 롯데슈퍼는 서울 강동구에 강동둔촌점을 새롭게 오픈한다. 강동둔춘점 역시 식료품 비중을 높인 그로서리 중심의 매장을 표방한다. 점포 규모는 준규모 매장으로, 평균적으로 200평 규모를 갖춘 기존 롯데슈퍼 점포보다는 작은 규모로 조성된다.
또 '가맹 사업'도 한층 강화한다. 연내 롯데슈퍼 가맹점을 20~30개을 확대해 양적 성장도 도모한다. 매장 리뉴얼도 병행한다. 올해 1분기 중 광주점과 부곡점 2곳을 근거리 상권의 특성을 반영한 그로서리 전문 매장으로 리뉴얼 오픈할 예정이다.
nr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