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뉴스핌] 박노훈 기자 = 한 어르신이 수원특례시 민원실을 불쑥 찾아 산불 피해를 위해 써달라며 기부를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화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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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피해 지역에 전달해 달라"며 수원시 새빛민원실에 성금을 전해주신 어르신. [사진=수원시] |
1일 수원시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오후, 마스크를 낀 한 어르신이 지팡이를 짚고 수원시청 새빛민원실을 찾았다.
어르신을 맞은 김경숙 베테랑팀장은 "어떤 도움이 필요하세요?"라고 물었다.
어르신은 무언가 말을 했지만 마스크 때문인지 말소리가 잘 들리지 않았다.
김경숙 팀장은 다시 한 번 물었고, 어르신은 좀더 큰소리로 "나 기부하러 왔어"라고 말하며 주머니에서 10만 원 이 든 은행 봉투를 꺼내 건넸다.
어르신은 "지금 여기저기 산불이 많이 났는데, 아직 불길이 잡히지 않아 걱정이 되고, 산불 피해를 본 이웃들도 안타까웠다"며 "TV 뉴스를 보고 있다가 가만히 있을 수 없어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려고 찾아왔다"고 말했다.
김경숙 팀장은 어르신에게 거듭 "감사드린다"고 말하고, 기부 담당 부서 직원에게 연계했다.
담당 부서에서 기부 이력을 확인해 보니 어르신은 2020년에 "코로나19 대응 직원들에게 음료수를 사서 전달해 달라"며 현금 10만 원을 수원시에 기부했고, 2022년에도 "어려운 이웃을 도와달라"며 10만 원을 기부했다.
김경숙 팀장은 "민원인인 줄 알았던 어르신께서 기부를 하신다고 봉투를 건네셔서 깜짝 놀랐다"며 "기부가 말처럼 쉽지 않은 일인데, 어려움을 겪는 이웃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해주신 어르신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수원시는 어르신이 기부한 성금을 경기도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산불 피해 지역에 전달할 예정이다.
올해 80세인 어르신은 수원 인계동에 거주하고 있다.
그는 "기사를 내는 건 괜찮은데, 이름과 얼굴을 공개하진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ssamdory7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