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온라인·언론 기업설명회 개최
GSK와 3개월 만에 기술이전 성사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GSK와의 딜을 위해 다른 회사와의 논의를 잠시 중단시켜뒀었다. 당시 연락온 회사들이 꽤 되는데, 그동안 진행됐던 부분을 다시 얘기하자는 상황입니다."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는 9일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GSK와의 딜은 에이비엘바이오의 뇌혈관장벽(BBB) 셔틀 플랫폼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엄청난 파급 효과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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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가 9일 여의도 콘래드에서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5.04.09 sykim@newspim.com |
최근 글로벌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에 BBB 셔틀 플랫폼 '그랩바디-B' 플랫폼을 기술이전하는 4.1조 규모의 딜을 성사시킨 가운데 추가 기술이전 가능성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다.
뇌는 뇌혈관장벽(BBB)로 둘러쌓여 있어 유해물질의 침입을 막는다. 그러나 이로 인해 뇌로 전달되기 어려운 문제가 발생한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그랩바디-B라는 BBB 셔틀 플랫폼을 개발했다. 이는 뇌혈관 내피세포에 주로 존재하는 '인슐린유사성장인자-1 수용체(IGF1R)'를 표적하는데, 이를 활용해 치료제를 효과적으로 뇌 안으로 전달하도록 돕는 것이다.
GSK는 그랩바디-B의 경쟁력을 알아보고 기술을 사들였다. 이 대표는 이번 기술이전이 회사의 플랫폼이 가장 좋은 BBB 셔틀임을 증명한 기회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전임상과 임상 데이터를 통해 갖고 있는 저희의 노하우가 이번에 GSK로 전달되는 것이 기술이전의 하이라이트"라고 강조했다.
앞으로 그랩바디-B 플랫폼이 치매와 뇌질환에 이어 항체나 sRNA,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모달리티로의 확장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점도 입증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이미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를 개발하고 있는 아이오니스와 공동연구를 통해 올리고가 뇌로 전달될 수 있다는 점을 검증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GSK와의 이번 딜로 계약금과 단기 마일스톤 1480억원을 수령한다. 로열티 규모는 비공개다. 향후 GSK는 약물의 전임상과 임상 개발, 제조 및 상업화 과정에서 소요되는 모든 비용을 단독 부담할 전망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재무적 리스크 없이 수익을 얻는 구조가 형성된 셈이다.
이 대표는 "이번 계약으로 받게 될 마일스톤에서 에이비엘바이오와 GSK가 공동으로 개발비용을 지불하는 게 아니라 전적으로 GSK가 단독 부담한다"며 "앞으로도 이런 모델은 지속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 대표는 GSK와의 이번 딜이 올 1월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미팅을 한 후 3개월 만에 성사됐다는 점을 강조하며, 앞으로 이뤄지는 추가적인 딜도 물질이전계약(MTA) 없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MTA는 대부분의 기술이전 계약에서 거치는 단계로, 계약 상대가 비임상 평가 등을 거친 뒤 본 계약을 체결하는 게 통상적이다. GSK가 MTA 없이 이번 딜을 체결했다는 건 에이비엘바이오의 그랩바디-B의 기술력에 대한 신뢰가 높았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이 대표는 향후 이중항체 플랫폼 '그랩바디-T' 또한 임상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면 플랫폼과 물질 기술이전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이후로 폭발적인 성장을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알테오젠과 마찬가지로 타겟이 아닌 '품목' 독점의 기술이전 확장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랩바디-B의 타깃을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대표는 "저희의 그랩바디-B 기술을 에피톱(항원결정기)에 접목하는 추가 기술이전도 가능하다"며 "이는 알테오젠의 품목 독점 기술이전 형태와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를 시작으로 이미 기업가치 상승이 시작됐다고 본다"며 "지난 9년 동안 열심히 연구개발을 했지만, 앞으로도 더욱더 발전하는 모습을 통해 글로벌 리더로서 도약하는 에이비엘바이오가 되고자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sy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