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태그플레이션 그림자…비트코인·알트코인 동반 약세
ETF서 14억달러 이탈…IBIT·FBTC 자금 유출 집중
이더리움 ETF엔 자금 유입…SEC 스테이킹 지침 영향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비트코인 가격이 나흘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의 고용 부진과 서비스업 경기 둔화가 맞물리며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부각됐고, 이에 따라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서 대규모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시간 6일 오후 7시 50분 기준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0.7% 하락한 11만4.064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시총 2위인 이더리움도 3621달러로 24시간 전에 비해 1.65%, XRP는 2.9달러로 4.3% 하락하는 등 주요 알트코인도 내림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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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차트, 자료=야후 파이낸스, 2025.08.06 koinwon@newspim.com |
◆ ETF서 14억달러 이탈…IBIT·FBTC 자금 유출 집중
자금 이탈도 가팔랐다. 암호화폐 전문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미국에 상장된 11개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는 5일 하루에만 1억9,600만달러(약 2,600억원)가 순유출됐다. 이는 지난주 목요일부터 이어진 유출 행진의 연장선으로, 지난 며칠간 총 14억달러(약 1조9,100억원)가 빠져나갔다. 데이터 제공업체 소소밸류에 따르면, 특히 블랙록의 IBIT와 피델리티의 FBTC에서 유출 규모가 컸다.
배경에는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7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있다. 해당 지표는 고물가, 고용 둔화, 무역 차질 등 스태그플레이션 조짐을 드러냈다. 스태그플레이션은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가 동시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기술주와 암호화폐 같은 위험자산에 가장 치명적인 환경으로 꼽힌다.
전날 뉴욕증시도 약세였다. 나스닥지수는 0.7% 하락하며 전날 상승분을 반납했고, 비트코인 가격도 장중 한때 1BTC당 11만2,650달러까지 밀렸다.
비트코인을 대량 보유한 기업 마이크로스트래티지(MSTR)에 대한 투자 심리도 위축됐다. MSTR 주가의 역방향으로 2배 수익을 추구하는 ETF인 'SMST'는 지난주 19% 급등하며 올해 들어 최대 주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시장이 MSTR과 비트코인에 대해 중기적으로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음을 시사한다.
◆ 이더리움 ETF엔 자금 유입…SEC 스테이킹 지침 영향
반면, 이더리움 ETF는 자금 유입세로 전환했다. 5일 하루 7,322만달러(약 980억원)가 유입되며 이틀 연속 유출 흐름을 끊었다. 이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최근 스테이킹 관련 지침을 발표한 영향으로 해석된다. SEC는 특정 조건 하에서 스테이킹과 토큰 수령이 증권 발행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히며, 이더리움 ETF 승인에 남은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됐다.
시장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9월부터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금리 선물 시장은 올해 남은 세 차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모두 금리 인하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으며, 2025년 중 총 75bp(0.75%포인트) 인하 전망도 나오고 있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