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전 100만명이 살던 도시...이軍이 이미 40% 점령
[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이스라엘군이 9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내 최대 도시인 가자시티 주민들을 상대로 대피 명령을 내렸다. 가자시티에 대한 전면적 군사작전을 곧 펼치겠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한 것이다.
이스라엘군이 도시 전체에 대피 명령을 내린 것은 지난 2023년 10월 가자전쟁이 시작된 이후 처음이다.
이스라엘군은 지난달 20일 가자시티 재점령을 위한 군사작전 '기드온의 전차B' 계획을 승인했고, 이후 지속적인 공습을 펼친 끝에 지난 4일에는 가자시티의 40%를 이미 장악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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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내 최대도시인 가자시티에서 한 주민이 "당장 남쪽으로 떠나라"는 내용이 담긴 전단을 읽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로이터 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가자시티 주민들에게 "당장 도시를 떠나 남쪽으로 이동하라"는 대피 명령을 내렸다. 가자시티에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전단이 뿌려졌다.
이스라엘군은 주민들에게 남부에 있는 제2의 도시 칸유니스로 이동하라고 지시하면서 칸유니스를 '인도주의 지역'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가자지구 주민들은 이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경고했다. 그곳에서 당장 떠나야 한다"고 했다. 그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무기를 내려놓기를 거부했기 때문에 이스라엘은 (인질 석방이라는) 임무를 완수하고 하마스를 격멸하는 것 이외에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카츠 국방장관은 "하마스가 아직도 붙잡고 있는 모든 이스라엘 인질을 풀어주고 항복하지 않을 경우 이스라엘군은 거대한 허리케인처럼 작전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은 "대피 명령은 가자시티 주민들에게 공황과 혼란을 야기했다"며 "일부는 남쪽으로 떠날 수 밖에 없다고 말했지만 대부분은 다른 안전한 곳이 없기 때문에 남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가자시티는 전쟁 전 주민이 100만명에 달하는 가자지구 내 최대 도시였다. 전체 가자지구 주민의 약 50% 가까이가 살았던 곳이다. 전쟁 개시 이후에도 주민 수십만명이 그대로 남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마스도 이스라엘군의 대대적인 공격을 받아 조직원과 무기를 많이 잃었지만 여전히 가자시티를 기반으로 조직을 유지하고 이스라엘에 대한 저항을 계속하고 있다.
이스라엘 인질 48명(20명은 생존 추정)도 이곳에 붙잡혀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의 가자시티 재점령 군사작전에 대한 우려와 반대를 표명하고 있다.
영국과 프랑스는 이스라엘의 공격이 국제 인도법을 위반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고, 독일은 가자지구에서 사용될 수 있는 무기 수출을 중단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8일 모든 스페인 항구와 영국에서 이스라엘로 무기를 운반하는 선박과 항공기의 진입을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대량 학살을 자행했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