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슈퍼앱' 각축전 속 '하나원큐' 고도화 집중
생성형 AI 접목해 초개인화 금융 내년 상반기 공개
비대면·대면 아우르는 복합 디지털금융 완성 목표
월간안다 2025년 9월호에 실려 기출고된 기사입니다.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하나은행이 내년 상반기 생성형 인공지능(AI)을 접목한 '초개인화' 디지털금융을 선보인다. 금융권 '슈퍼앱' 경쟁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하나원큐'를 고도화해 이른바 '금융AI' 경쟁에서 한발 앞서 가겠다는 각오다.
엄태성 디지털채널본부장은 "생성형 AI의 출현으로 지금까지와 다른 모습의 금융 슈퍼앱 시대가 열리게 될 것"이라며 "얼마나 정밀한 맞춤형 정보를 편리하게 고객에게 전달하느냐가 핵심이다. 새로운 패러다임의 변화를 주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생성형 AI 적용된 '하나원큐'로 내년 상반기 '승부수'
1989년 하나은행(당시 서울은행) 양재동지점에서 행원 생활을 시작한 엄 본부장은 2000년 말부터 데이터 분석 및 알고리즘 개발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그룹에서도 손꼽히는 전문성을 인정받으며 2019년 데이터전략부장에 이어 올해 초 디지털채널본부장으로 승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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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엄태성 하나은행 디지털채널본부 본부장이 6일 하나은행 본점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08.06 yym58@newspim.com |
디지털채널본부의 핵심 사업은 이른바 '슈퍼앱'으로 불리는 '하나원큐'다. 2020년 리뉴얼로 재탄생한 하나원큐는 가입자 1700만명, 월간활성이용자수(MAU) 660만명을 달성하며 은행을 넘어 카드 등 그룹 전체를 대표하는 모바일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엄 본부장은 "각 계열사의 핵심 서비스를 한 번에 제공하는 '슈퍼앱' 전략을 추진 중이다. 로그인 한 번으로 주식을 추천받고, 해외주식 매입도 가능하며, 가입한 보험을 분석하고 부족한 보장을 추천받을 수 있다. 하나원큐페이(하나카드), 해외결제인 GLN 등 그룹 금융관계사의 거래도 모두 담았다"고 설명했다.
하나원큐는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대대적인 변화를 준비 중이다. 핵심은 생성형 AI다. 챗GPT와 같은 대화형(질답형) 검색기능을 강화해 고객이 원하는 정보와 서비스를 즉각 제공하는 게 목표다.
검색 방식은 음성인식 기술을 적용해 편의성을 높이고 고령층 고객들의 접근도 편리하도록 한다.
또한 정형화된 화면(UI)이 아닌 '마이 데이터'를 통해 축적한 정보를 바탕으로 고객의 연령이나 지역, 성별, 직업, 거래 패턴 등을 조합해 맞춤형 페이지도 제공한다. 고도화된 개인화 앱을 구축해 치열한 금융권 슈퍼앱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각오다.
엄 본부장은 "하나의 앱에 너무 다양한 정보와 서비스를 담기 때문에 아무리 최적화를 해도 고객 입장에서는 어렵고 복잡할 수밖에 없다. 생성형 AI를 도입하면 고객과의 질문과 대답을 통해 원하는 정보와 서비스를 바로 제공할 수 있다. 그만큼 접근성이 높아진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이어 "하나원큐를 통해 최대한 정밀하고 맞춤화된 정보를 요약해서 제공하는 게 목표다. 모바일에서도 영업점 이상의 편리함을 느낄 수 있고, 개인화된 서비스는 물론 디테일한 감수성까지 전달해 고객이 감동을 느끼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관건은 '초개인화', 맞춤형 서비스로 고객 공략
디지털채널본부는 하나원큐 내에 라이브방송 스트리밍 솔루션도 도입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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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엄태성 하나은행 디지털채널본부 본부장이 6일 하나은행 본점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08.06 yym58@newspim.com |
'K리그 우승적금(2월)', '하나더넥스트 브랜드 홍보(3월)', '계좌이동서비스 홍보(4월)', '퇴직연금활용 절세 노하우(5월)', '현대백화점 적금(6월)' 등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며 고객들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대거 확대했다는 평가다.
하나원큐와는 별도의 플랫폼(앱)으로 운영 중인 '아이부자' 서비스도 인기다. 2021년 6월 금융권 최초로 출시한 '페어런츠 테크' 서비스로서 어린이와 청소년 대상의 조기 금융교육이 가능해 학부모들의 관심이 뜨겁다.
금융을 교육 콘텐츠로 활용함과 동시에 '알파세대(2010~2024년생)'를 사전에 공략해 미래 고객을 빠르게 확보하겠다는 전략적 노림수도 엿보인다. 현재 가입고객만 170만명을 넘어서는 등 성장세가 가파르다.
엄 본부장은 "아이부자는 금융을 더욱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여러 방안을 모색 중이다. 이를 위해 모바일 자원봉사증 신설 및 다양한 비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초등학생 저학년 시절부터 용돈 주고받기 등의 금융습관 형성을 바탕으로 중고등학생 이후에도 계좌 개설 등 바람직한 금융 거래까지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미 금융권에서는 AI가 대세다. 여기에 이재명 정부가 대대적인 투자를 예고하면서 AI 고도화는 필수 과제가 됐다. 생성형 AI의 출현으로 디지털금융 역시 획기적인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하나은행이 내년 상반기 승부수를 던지는 이유다.
엄 본부장은 "생성형 AI가 적용되면 이른바 '초개인화'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그렇더라도 가장 중요한 건 고객의 '판단'이다. 결국 실질적인 투자는 개인의 선택이기 때문이다. 그 판단을 도와줄 수 있는 정교한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디지털금융이 발전해도 영업점 중심의 전통적인 채널의 중요성은 변하지 않는다. 비대면과 대면을 오가는 '옴니채널'이 필요한 이유다. 대면 채널인 영업점과 함께 하나은행의 디지털금융 서비스가 모든 손님에게 쉽고 편리하고 안전하게 제공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