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25% 지속에 수익성 급락
APEC서 '15%' 타결이 분수령
[서울=뉴스핌] 이찬우 기자 = 국내 타이어 업계가 사상 최대 매출에도 미국의 25% 고율 관세 여파로 수익성 악화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한미 관세 협상이 교착되면서 오 29~30일 경주에서 열리는 APEC 한미 정상회담이 분수령으로 떠올랐다.
27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금호타이어·넥센타이어의 3분기 매출 전망치는 7조1768억원으로 전년 대비 68.5% 증가한다. 반면 영업이익 컨센서스 합계는 5415억원으로 18.3% 감소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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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계절용 타이어 '아이온 에보 AS SUV(iON evo AS SUV)'. [사진=한국타이어] |
회사별로 한국타이어는 매출 5조2908억원, 영업이익 4059억원(전년 -13.7%), 금호타이어는 매출 1조1111억원, 영업이익 952억원(-32.1%), 넥센타이어는 매출 7749억원, 영업이익 426억원(-22.8%)이 전망된다. 금호타이어는 광주공장 화재 영향으로 매출이 소폭 줄어들 전망이다.
이처럼 최근 국내 타이어 3사의 외형 성장에는 업계 구조 변화와 시장 환경의 복합적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SUV와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라 고부가가치 및 대형 인치 타이어의 판매 비중이 높아지면서 평균 판매단가가 상승했고, 각 사는 신차용(OE)뿐 아니라 교체용(RE)에서 프리미엄 제품군을 확대하여 실적 개선을 이뤘다.
또 인수합병과 부품사업 확장 효과, 글로벌 물류·원자재 이슈 완화, 환율 등 외부 환경까지 맞물리며 성장세를 보였다.
반면 수익성 악화의 본질적 배경은 미국의 25% '관세'다. 관세가 지속될 경우 3사 손실은 총 1150억원(한국타이어 657억원, 금호·넥센 각 250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트럼프 대통령 방한을 계기로 15%로 낮추는 방안이 거론되지만,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관세는 협상 의제이나 합의안 초안 수준에는 이르지 못했다"고 밝혔다. 협상 병목은 미국의 3500억달러 '선불 투자' 요구로, APEC 기간 중 열리는 외교·통상 합동각료회의가 실무 협상의 마지노선이 될 전망이다.
타이어 3사는 미국 내 판매 가격 인상과 생산 거점 다변화로 대응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테네시 공장 증설을 연내 마무리해 내년부터 연 500만본을 추가 생산, 현지 조달 비율을 25%에서 50%로 높인다.
금호타이어는 베트남 물량 확대와 광주공장 재가동(연 220만본 체제)을 추진 중이고, 넥센타이어는 체코2공장 가동률을 끌어올려 유럽 시장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관세 25%가 지속되면 판가 인상에 따른 수요 둔화, 유통 채널 마진 압박 등으로 실적 방어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더불어 관세는 완성차와 협력 부품업계에도 파급효과가 미치고 있다. 관세 부담으로 북미 현지 완성차 판매가 인상되면서 현대차·기아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생산·수출 스케줄 지연, 부품사 납품량 감소, 단가 인하 압박 등 연쇄적인 실적 저하가 우려된다.
국내 부품업체들은 이미 평균 1.6%의 관세 비용을 부담하고 있으며, 완성차 업계의 손익 악화가 부품사로 고스란히 전달되는 구조가 고착화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SUV·EV 중심으로 시장이 진화하며 고부가 타이어 판매가 늘어난 것은 긍정적이지만, 관세 등 대외 변수에 따라 매출과 이익의 온도차가 극명해졌다"며 "완성차와 부품사 모두가 일회성 효과가 아닌 구조적 변화에 대응할 근본적인 전략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chanw@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