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도굴된 적 없는 창녕 가야 고분에서 21.5cm 높이의 금동관과 금동 드리개(길게 늘어뜨리는 장신구) 등 지배자의 장신구가 무더기로 출토됐다. 피장자의 몸을 장식한 꾸밈유물 일체가 온전히 확인된 것은 비화가야(육 가야 중 창녕 지역에 있던 나라)의 최고 지배층 고분에서는 최초다.
28일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소장 김지연)에 따르면 '창년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사적 제514호) 교동 Ⅱ군 63호분에 대한 발굴조사를 실시해 비화가야 지배자의 꾸밈유물인 금동관을 비롯한 장신구 일체를 확인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63호분 석곽 내 피장자 꾸밈유물 노출 [사진=문화재청] 2020.10.28 89hklee@newspim.com |
이번에 확인된 장신구는 금동관과 관에 드리운 금동 드리개와 금동 막대장식, 굵은고리귀걸이 1쌍, 유리구슬 목걸이, 은반지들, 은 허리띠 등 지배자의 몸에 둘렀던 상태의 꾸밈유물 일체로 신발이 발견되지 않은 것을 제외하면 지난 9월 발굴돼 화제를 모았던 경주 황남동 신라 고분에서 출토된 장신구 일체와 비슷한 구성이다.
또한 피장자 발치 바닥을 약 40cm정도 낮춘 공간(길이 220cm, 너비 130cm)이 확인됐는데 2명의 순장자가 안치된 공간으로 추정된다. 이곳에서는 순장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치아 일부와 다리뼈 일부 등도 같이 확인됐다.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는 2014년부터 비화가야 최고 지배층의 묘역인 창년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증에서 미정비지역(경남 창녕군 창녕읍 교리 산5 일원)에 대한 학술 발굴조사를 시행해왔다. 지난해 11월 39호분의 봉토에 가려져 도굴되지 않은 63호분(봉토 지름 21m)의 매장주체부를 열었고 올해 본격적으로 발굴조사를 진행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63호분 근경(서-동) [사진=문화재청] 2020.10.28 89hklee@newspim.com |
장신구들은 피장자에 부착했던 상태대로 발견됐다. 머리 부분에서 금동으로 만든 관이, 양쪽 귀에 금으로 만든 굵은고리귀걸이 1쌍이 확인됐고 목과 가슴에는 남색 유리구슬을 3~4줄로 엮어서 만든 구슬 목걸이가, 허리에는 은으로 만든 허리띠가 있었다. 손 부분에서는 은반지들이 확인됐다.
지금까지 비화가야 지역에서는 일제강점기 이후 진행된 약탈과 도굴로 인해 당시 지배계층의 상징물이었던 금동관의 일부 편과 장신구만 확인됐을 뿐 그 전체 모습을 알 수 없었다. 이번 조사로 비화가야 무덤의 축조기법과 장송의례를 이해하고 가야와 신라의 접경지역에 위치해 복잡하고 다양한 문화가 나타나는 비화가야의 성격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는 고분 주변이 지나치게 협소해 현장을 직접 공개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오는 11월 5일 국립문화재연구소 유튜브 채널을 통해 발굴 당시 녹화한 동영상을 공개하고, 발굴조사에 참여한 발굴단원들이 발굴조사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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