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의존, 따로노는 실물, 지정학적 요인 우려
[뉴스핌=주명호 기자] 미국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1만 5000선을 돌파한 이후에도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추가 상승 기대감 또한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여전히 불안요소들이 남아 있다는 지적이다.
모간스탠리의 데이빗 다스트 수석 투자전략가는 8일 제출한 보고서에서 '6가지 약세장 진입 기준'을 제시하고, 아직까지 '베어마켓(약세장)'의 징조는 보이지 않고 있지만 여전히 위험요소가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이번 상승이 정책 의존도가 높다는 점이 우려된다는 설명이다. 다스트 수석 외에도 다수의 증시 전문가들은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이 주가 상승의 주요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정부 정책 의존도가 높은 만큼 정책적 실패가 나타날 경우 곧바로 증시가 위험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 루비니 "실물경제 보라"… 증시와 상관관계?
증시(월스트리트)와 실물경제(메인스트리트)가 따로 움직이고 있는 점도 경계심리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닥터둠' 누리엘 루비니 교수는 "금융시장은 현 상황에 대해 만족스러워 보이지만, 실물경제는 어떤지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증시는 2009년 3월 이후 140% 상승해 고공행진을 이어갔지만 실물경제는 여전히 고달픈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실업률은 여전히 7.5%에 머물러 있으며 올해 1분기 미국 GDP성장률은 기대치를 하회한 2.5%로 사람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다수 전문가들은 미국 성장률이 기대보다 약하게 나왔고 중국 경기두 둔화되고 있는 데도 월가 랠리가 이어진 것을 보면서, 양적완화(QE) 정책이 지배하는 시장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주가 상승에 비해 거래량이 크게 늘지 않고 있는 것은 한계를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양적완화만 믿고 언제까지 주가가 올라갈 수 있겠느냐는 것.
그러나 실물경제와 증시는 그다지 상관관계가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최근 본토벨애셋매니지먼트(Vontobel Asset Management)는 보고서를 통해 국내총생산(GDP)과 주식시장 투자수익률 사이의 상관관계가 없다는 분석 결과를 소개하면서 선진국의 1인당 GDP와 주식투자수익률을 비교하면 음(-)의 상관관계가 드러난다는 점을 주장하기도 했다.
주식시장이 효율적이라 GDP에 대한 기대를 선반영한다고 볼 수도 있고, GDP에는 기업 매출이 포함되지 순이익이 반영되지는 않기 때문이라는 설명도 있다. 혹자는 미국 기업의 순이익이 주로 해외에서 나온다는 점을 언급하기도 한다.
루비니 교수는 현재 미국 증시에 대해 거품이 발생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정학적 요인이 우려를 확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부각시켰다. 대표적인 예가 중국의 경기둔화와 유럽 부채위기다.
루비니 교수는 중국의 경착륙 위험과 유럽의 트리플딥(triple dip) 가능성을 언급하며 "유럽의 경우 아직까지 '더블딥'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일 수도 있다"라고 언급했다.
◆ 중앙은행 빈부격차 부추겨 VS, 안 할 수는 없는 상황
실물경제 부진에는 통화정책이 자리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포트리스 인베스트먼트의 마이클 노보그라츠 회장은 "해를 거듭할 수록 빈부격차가 커지고 있는데 통화정책은 이를 더 가속화시키고 있다"고 논평했다.
하지만 오바마 행정부의 경제자문위원장을 지낸 오스틴 굴비스 씨는 연준이 정확히 올바른 일을 하고 있다면서, 주가 상승은 기업 재무여건 개선과 실적 상승이 뒷받침되고 있다고 반박한다.
그는 "위기 이전에 2% 대 낮은 성장률과 8% 부근의 실업률이 4년째 이어지고 물가도 안정목표인 2% 밑도는 상황이 전개되었다면 누구든지 완화정책이 필요하다고 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주명호 기자 (joom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