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선엽 기자]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소비자가전쇼(CES)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글로벌 TV시장에 어떠한 비장의 카드를 선보일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과 LG 측은 각각 "깜짝쇼는 없다", "예년의 라인업이 유지될 것"이라며 말을 아끼고 있지만, 양쪽 모두 첨단기술의 차세대TV를 통해 CES의 스포트라이트를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다.
지난 1월 개최된 2014 CES에서 LG전자는 77인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벤더블(Bendable : 평면과 곡면을 자유롭게 변형할 수 있는 가변형) TV를 선보이며 업계 선두의 기술력을 과시한 바 있다.
삼성전자 역시 85형 ‘UHD TV’에 LCD 패널을 채택한 가변형 곡면 TV로 찬사를 받았다. 지난해 CES에서도 양사는 나란히 곡면 OLED TV를 깜짝 공개하며 각축을 벌였다.

올해 곡면 OLED TV를 통해 '베스트 오브 CES 2014'를 수상했던 LG는 내년에도 OLED로 승부수를 띄울 계획이다.
OLED가 TV시장을 선도할 것이란 확고한 믿음을 근간으로 대중화 시기를 앞당긴다는 계산이다. LG는 현재 국내에서 유일하게 대형 OLED TV를 시장에 내놓고 있다.
OLED TV는 스스로 발광하는 유기물질을 사용하기 때문에 별도의 백라이트가 필요 없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패널 수율(생산 효율)이 아직 낮은 편으로 기존 LCD TV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아직까지 뒤쳐진다.
하지만 최근 수율이 70~80%(디스플레이 패널을 10장 만들면 7~8장을 쓸 수 있다는 의미)까지 올라옴에 따라 LG측은 내년에는 시장에서 유의미한 수준으로 점유율을 끌어올릴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내년 퀀텀닷(quantum dot : 양자점) TV가 등장한다고 해도 OLED를 통한 LG TV의 차별화 전략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란 판단이다. 지난달 인사에서 LG디스플레이는 OLED사업부를 신설하고 여상덕 사장을 사업부장으로 선임하는 등 OLED TV를 그룹 차원에서 밀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OLED의 대중화까지 3년 정도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퀀텀닷 TV를 통해 차세대 프리미엄 TV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퀀텀닷은 전류를 흘리면 스스로 빛을 내는 양자를 주입한 반도체 결정으로 TV 백라이트에 퀀텀닷 필름을 끼워 넣어 고화질을 구현한다. LCD TV에서 OLED TV로 진화하는 중간 단계로 삼성전자는 퀀텀닷 TV를 선택했다.
현대증권 김동원 연구원은 "내년 퀀텀닷 TV와 OLED TV 출하량은 각각 350만대, 80만대 정도로 예상된다"며 " QD TV가 사이즈 대형화와 해상도 측면에서 OLED TV 대비 상향조정이 용이하고 향후 합리적 수준의 가격인하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내년 CES에서 삼성이 퀀텀닷 TV를 선보일지는 불투명하다.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부문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김현석 사장은 지난 10일 퀀텀닷 TV 공개와 관련해 "아직까지 일정을 밝힌 바 없다"며 말을 아꼈다.

하드웨어에서 OLED와 퀀텀닷의 대결이라면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는 삼성의 타이젠과 LG전자의 WebOS가 스마트TV 시대의 미래를 보여줄 예정이다.
지난 8월 인수한 스마트싱스(SmartThings)의 ′허브(Hurb)′ 기술을 이용해 IoT(사물인터넷) 통합 플랫폼을 지난달 선보였던 삼성은 내년 CES에서 타이젠TV를 통해 사물인터넷에서의 발빠른 행보를 과시할 계획이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사물인터넷은 빅데이터 시장과 함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분야로 알려졌다.
예컨대 리모컨으로 스마트TV의 앱을 클릭하면 삼성전자 에어컨이 작동되고 TV 화면에는 외부 자전거로 운동한 총 거리와 운동량이 표시된다. 또 TV가 체중계와 연동돼 사용자의 몸무게 변화량도 측정할 수 있다.
또 오픈소스 기반의 타이젠을 적용해 여타 다른 업체들의 제품과의 연동이 용이하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오픈소스의 타이젠을 통해 범용성을 높일 수 있다"며 "사물인터넷을 구현할 때 TV, 세탁기, 웨어러블 기기 등을. 타이젠을 통해 연결해 또 하나의 소프트웨어 생태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스마트TV의 '편리한 사용'을 강조해 온 LG전자는 내년 CES에서도 '쉽고(easy) 간단한(simple)' 스마트TV 구현에 주력할 계획이다.
복잡한 기능을 고객에게 강요하기보다는 사용자 인터페이스의 편의성에 중점을 둬 손쉽게 사용자들이 스마트TV의 여러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TV에 어떤 기능을 추가로 장착하는 것이 아니라 거실 소파에 등을 기댄(Lean-Back) 사용자들이 편안하게 기능을 이용할 수 있는 것이 스마트TV의 미래"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