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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비트코인⑨ 비트코인 보유자수 급증…네트워크 효과 터질까?

기사입력 : 2023년11월06일 17:01

최종수정 : 2023년11월06일 17:01

비트코인은 좀비? 절대 안 죽고 안 망해…
'금'보다 '비트코인'이 좋은 이유는?
미국 정부는 비트코인을 없앨 수 있을까?
전 세계에서 비트코인 보유한 사람은 몇 명?

[서울=뉴스핌] 한태봉 전문기자 = 지난 14년간 비트코인이 망할 거라고 저주를 퍼 부은 유명인들은 셀 수 많다. 그런데 정말 이들 말처럼 비트코인은 망했을까? 놀랍게도 안 망했다. 마치 좀비 같다. 도대체 비트코인이 망하지 않는 이유가 뭘까?

◆ 비트코인의 간략한 역사와 개념

먼저 비트코인의 역사와 개념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자. 비트코인은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베일에 가려진 인물을 통해 2009년 1월 3일 처음으로 세상에 선 보였다. 세계 최초로 분산 원장 기반의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게 특징이다.

비트코인이 채택하고 있는 블록체인 기술은 은행과 같이 중앙화 된 주체 없이도 송금과 거래 확인이 가능하다. 탈중앙화가 비트코인의 핵심이다. 편리한 송금, 위∙변조 불가능, 투명한 자금흐름 등이 강점이다. 비트코인은 작업증명(Proof-of-Work) 합의 방식에 의해 채굴된다.

초기에는 일반 컴퓨터로도 비트코인 채굴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어림도 없다. 현재 전문 채굴자들은 값 비싼 맞춤형 장비인 'ASIC'을 활용해 비트코인을 채굴한다. 만약 채굴에 성공해서 블록을 생성할 경우 블록당 일정량의 신규 비트코인과 거래수수료를 보상으로 받는다.

그런데 채굴업자들에게 가장 예민한 문제는 뭘까? 첫번째는 바로 전기료다. 채굴 사업에서 수익이 발생하려면 저렴한 전력 사용이 필수다. 두번째는 당연히 비트코인의 가격이다. 만약 비트코인의 가격보다 채굴비용이 더 높아진다면 어떻게 될까? 단기적으로는 감내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채굴자들도 버텨내기 어렵다.

비트코인의 탈중앙화가 거의 완벽해진 이유가 뭘까? 비트코인을 만들어 낸 '사토시 나카모토'가 자취를 감춘 영향이 제일 크다. 다른 대부분의 코인들과 달리 비트코인은 창시자가 프로젝트를 관리하지 않는다. 이 점이 비트코인의 탈중앙화에 가장 크게 기여한다.

창시자인 '사토시 나카모토'는 비트코인을 몇 개나 가지고 있을까? 약 100만개의 비트코인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체 발행가능한 비트코인 물량이 2,100만개로 정해져 있으니 약 4.8%의 지분을 보유한 셈이다. 그 외에도 다른 소수의 계좌들이 상당량의 비트코인을 집중적으로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완벽한 탈중앙화는 아니라는 비판도 있다.

하지만 비트코인은 다른 대부분의 코인들과 달리 개발자들이나 초기 지지자들에게 '할당'된 것이 아니다. 단지 지금 비트코인을 많이 보유한 계좌들 중 상당수는 채굴을 일찍 시작한 것에 따른 보상의 결과다. 이런 이유로 현존하는 모든 코인중에서 가장 탈중앙화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보안성도 뛰어나서 이론적으로 비트코인의 해킹은 거의 불가능하다. 유일한 단점은 확장성이다. 비트코인은 '초당 거래 수'가 7회 이하로 매우 느리다. 참고로 비자카드는 초당 2천~3천건을 처리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트코인 뒤에 개발된 이더리움이나 다른 코인들보다 현저히 느린 속도는 약점으로 지적된다.

이에 최근에는 '라이트닝 네트워크'라는 확장성 솔루션을 활용해 속도 개선을 시도 중이다. 실제 활성화될 경우 비트코인으로 일상적인 소액결제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아직 '라이트닝 네트워크'는 보안에 취약하다.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또 비트코인의 작업증명(Proof-of-Work) 채굴방식에 너무 많은 전력이 사용돼 비판 받기도 한다. 사실 비트코인 채굴업자들에게는 전기료가 수익 창출의 결정적 요인이다. 따라서 수요가 낮은 시간대에 신재생 에너지를 활용하는 경우도 많다. 이렇게 하면 비판도 피해 나가고 전기료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진 = 셔터스톡]

◆ 비트코인은 좀비? 절대 안 죽고 안 망해…

이제 비트코인이 왜 좀비라는 평가를 받는지를 살펴보자. 수많은 사람들이 비트코인이 망할 거라 예언해 왔다. 유명인 중에 비트코인을 극단적으로 싫어하는 대표적인 사람으로는 워런버핏이 있다. 그의 동료인 찰리 멍거 역시 뜻을 같이한다. 그들은 비트코인의 가치가 0원이라고 단호하게 주장한다.

투자의 귀재로 추앙받는 워런버핏의 과거 투자실력으로 볼 때 그의 발언에는 확실히 무게감이 있다. 따라서 투자자 입장에서는 비트코인이 0원이 될 가능성도 배제해서는 안 된다. 워런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헤서웨이'는 뛰어난 장기수익률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워런버핏이 모든 걸 다 맟춰 온 건 아니다. 하지만 그의 의견에는 권위가 실려 있다.

또 다른 비트코인 비관론자로는 '폰지 사기'라고 주장한 루비니 교수를 들 수 있다. 하지만 루비니 교수는 2008년의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힌 뒤 15년째 비관론자 역할을 하고 있어 신뢰도가 많이 떨어진다. 언론들은 마땅한 비관론자를 찾을 수 없을 때면 습관처럼 루비니 교수의 말을 인용하는 경우가 흔하다. 그는 영원한 비관론자에 가깝기 때문이다.

금 맹신론자인 '피터시프'도 매번 비트코인이 대 폭락할 거라 주장한다. 하지만 거의 맞은 적은 없다. 일관되게 대 폭락을 주장하니 가끔 비트코인이 큰 폭의 약세를 보이는 해에는 우연히 맞는 것처럼 보일때도 있다. 그런데 실제 장기수익률로 따져보면 10년 이상 어마어마하게 틀리고 있는 중이다.

특히 피터시프가 맹렬히 찬양하는 '금'의 장기 수익률과 비교해 보면 더욱 그러하다. 지난 10년간 비트코인과 금의 장기 수익률은 100배 이상 차이 나는 상황이다. 그의 어설픈 전망을 너무 믿었다 가는 돈 벌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날리기 쉽다.

지금으로부터 6년전인 2017년에는 비트코인이 망할거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유독 많은 해였다. 이유가 뭘까? 2017년은 암호화폐 시장이 대중적으로 알려진 첫번째 폭등기였다. 따라서 비트코인 가격은 1년동안 1,368%라는 미친 상승률을 보였다. 한 때 1개당 2천만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어찌 보면 비관적인 전망이 쏟아지는 게 합리적인 시기였다.

이 당시 모건 스탠리, JP모건, 소시에떼제너럴, 골드만삭스 등 수많은 금융기관들의 수장이나 애널리스트들이 비트코인을 비판했다. 물론 단기적으로는 이들의 전망이 맞았다. 그 다음해인 2018년에 비트코인 가격은 무려 -74% 대폭락했다. 한 때 4백만원이 붕괴되기도 했다. 하지만 모두의 예언대로 비트코인이 망하는 일은 없었다.

세계 최대 운용사인 블랙록의 회장인 '래리핑크'도 2017년 10월에 비트코인을 "전세계에서 자금세탁에 보여주는 수요가 얼마나 많은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며 평가절하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래리핑크 회장은 그로부터 6년이 지난 2023년에는 비트코인을 "디지털 금"이라며 추앙하고 있다. 심지어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에 블랙록이 앞장서고 있다.

수많은 사람들의 염원과 예언에도 불구하고 지난 14년간 비트코인은 망하지 않았다. 중간 중간 엄청난 변동성으로 투자자들을 놀라게 했지만 2023년10월말에 한국거래소 기준 1개당 4,650만원을 기록 중이다.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은 900조원을 돌파했다. 시가총액 900조원의 자산이 쉽게 망할 수 있을까? 대마불사다. 게다가 탈중앙화 돼 있는 거의 유일한 자산이다.

결국 지난 14년간 끊임없이 저주를 받아왔던 비트코인은 되레 수많은 신흥 부자들을 만들어냈다. 그리고 여전히 건재하다. 여기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뭘까? 시장에 이름을 날리고 있는 전문가라고 해서 모든 투자자산의 미래를 다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다. 투자자들은 언제나 유연한 사고와 객관적인 판단능력을 가져야 한다.

[사진 = 셔터스톡]

◆ 금보다 비트코인이 좋은 이유는?

비트코인은 내재가치가 없다. 그렇다면 '금'은 내재가치가 있는가? 이론적으로는 둘 다 내재가치가 없다. 그렇다면 남는 건 뭘까? 그냥 둘 다 수요와 공급에 의해 거래되는 거래가격만 존재할 뿐이다.

그런데 비트코인이 전통적인 가치저장 수단인 금보다 좋은 이유는 뭘까? 금보다 더 강력한 희소성 때문이다. 비트코인의 총 발행량은 2,100만개로 제한돼 있다. 그래서 비트코인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다이아몬드나 금보다 훨씬 더 희귀하다. 비트코인을 '디지털 금'이라 부르는 이유기도 하다.

또 비트코인은 이동편의성이 압도적으로 높다. 실물 금도 운반하기에 나쁜 건 아니다. 하지만 5억원, 10억원으로 금액이 높아질수록 골드바의 부피와 무게도 커질 수밖에 없다. '금'의 수량이 많아질수록 사람들 눈에도 더 잘 띄게 된다. 전쟁 등으로 실물 금을 운반하려 하면 이런 측면에서는 매우 불편할 수밖에 없다.

반면에 비트코인은 100억원이든 1,000억원이든 상관없이 버튼 한 번으로 이메일처럼 전 세계의 국경을 자유롭게 넘나든다. 심지어 눈에 보이지도 않는다. 그리니 이동성 측면에서 금과 비교할 수 없이 편리하다.

내구성 측면에서 살펴보면 금의 내구성은 아주 뛰어나다. 하지만 디지털형태인 비트코인의 내구성이 좀 더 뛰어나다. 달러는 외견상 내구성이 약하다. 하지만 파손 시 어느 은행이든 교환해 주므로 실질적 내구성은 뛰어나다고 할 수 있다.

비트코인의 유일한 약점은 외환보유고로 인정받지 못 한다는 점이다. 반면 '금'이나 '달러'는 외환보유고로 인정해 준다. 따라서 각 중앙은행들의 '금'과 '달러'에 대한 수요는 비트코인과 비교할 수 없이 높다. 하지만 엘살바도르처럼 비트코인을 법정화폐로 지정한 국가도 탄생했다. 그래서 더 먼 미래에는 비트코인의 외환보유고 인정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사진 = 셔터스톡]

◆ 비트코인은 화폐일까? 화폐의 3대 기능은?

화폐의 3대 기능은 교환의 매개 기능, 가치의 척도 기능, 가치의 저장 기능이다. '교환의 매개 기능'이란 물건이나 서비스를 사고 팔 수 있는 기능이다. '가치의 척도 기능'이란 집, 자동차, 냉장고 같은 상품의 가치를 나타낼 수 있는 기능이다. 마지막으로 '가치의 저장기능'은 화폐 그 자체가 가치를 지니고 있는 기능이다.

그렇다면 비트코인은 화폐인가? 비트코인은 현재 화폐가 아니다. 그렇다면 비트코인은 영원히 화폐가 될 수 없을까? 먼 미래에는 화폐가 될 가능성도 여전히 존재한다. 엘살바도르의 경우 이미 비트코인을 법정 화폐로 지정했다. 그렇다면 화폐의 3대 기능 중 비트코인이 가장 취약한 기능은 뭘까? 바로 '가치의 척도' 기능이다.

가치를 평가하려면 비트코인의 가격이 변동 없이 일정해야 하는데 비트코인의 하루 등락률은 어지러울 정도다. 옛날보다는 많이 줄었어도 여전히 변동폭이 크다. '가치의 척도 기능'이 거의 없어 보일 정도다. 물론 이 높은 변동성은 비트코인의 엄청난 매력이기도 하다. 장기적으로 비트코인은 꾸준히 상승하는 쪽으로 변동해 왔기 때문이다.

또 비트코인은 '교환의 매개 기능'도 약한 편이다. 아직까지 비트코인으로 물건을 결제할 수 있는 곳은 많지 않다. 하지만 앞으로는 페이팔, 블록(스퀘어) 같은 회사들이 비트코인으로 결제가 가능하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비트코인의 결제 속도를 높일 수 있는 '라이트닝 네트워크' 기술도 계속 발전하고 있다.

그래서 시간이 지날수록 비트코인으로 물건을 사고 팔 수 있는 결제 기능은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금'으로 물건을 사고파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굳이 비트코인으로 꼭 물건을 사고 팔아야 할 이유도 많지 않다. 비트코인은 화폐보다 '디지털 금'이 되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그럼 마지막으로 '가치의 저장기능'은 어떨까? 비트코인은 가치 저장 기능에 있어서 '금'을 포함해 인류가 만들어 낸 그 어떤 것들보다 뛰어나다. 주식, 부동산, 금 중 그 어떤 것들도 비트코인의 탁월한 가치저장 능력과는 비교할 수 없다.

비트코인은 최초에 0원에서 시작해 2023년10월말 기준 4,650만원까지 폭등한 상태다. 상승률 계산이 불가능할 정도다. 비트코인의 등락폭은 크지만 결국 장기적으로는 저점과 고점을 높이면서 계속 성장해 왔다. 결론적으로 비트코인의 가치저장 기능은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 이게 바로 비트코인의 가장 큰 매력이자 강점이다.

[사진 = 셔터스톡]

◆ 격분한 중앙은행들은 비트코인을 없앨 수 있을까?

각 국의 중앙은행 수장들은 대부분 비트코인을 싫어하고 저주한다. 화폐발행권은 국가의 고유 권한인데 비트코인이 이상한 논리를 들이대며 글로벌 화폐 행세를 하고 있으니 당연한 반응이다. 전 세계 금융 감독기관 역시 마찬가지 입장이다.

공산주의 국가인 중국은 단칼에 비트코인 거래를 금지시키며 강한 경계감을 보이고 있다. 인도 역시 비트코인 매매 차익에 대한 30% 세금부과와 모든 거래에 1%의 원천징수세(TDS)를 부과하는 강력한 과세안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이런 강력한 통제의 결과는 개인간 거래(P2P 거래)의 활성화를 낳았을 뿐이다.

그런데 금융 최강국인 미국정부가 원하면 정말로 '비트코인'을 전 세계에서 사라지게 할 수 있을까? 이 질문은 "전세계 모든 나라들이 동시에 비트코인을 사용 못하도록 금지시킬 수 있을까?"로 바꿔야 한다. 당연히 그건 불가능하다. 전 세계 200여개 국가들의 이해관계가 모두 일치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만약 이게 가능하다면 조세회피를 위해 '케이먼 군도'에 법인을 만드는 일은 없을 것이다. 금융 실명제를 피하기 위해 '스위스 은행'을 이용하지도 않을 것이다. 한국의 거액 자산가들이 상속세를 회피하게 위해 미국이나 싱가포르 이민을 심각하게 고민할 일도 없을 것이다.

전 세계의 200여개 국가들은 모두 알게 모르게 서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미국이 비트코인을 규제한다면 반사이익을 얻기 위해 비트코인을 합법화할 나라들도 많이 있다. 미국의 금주법은 성공했을까? 마피아들에게 떼돈만 벌어주고 실패했다.

'비트코인'처럼 자유롭게 국경을 넘나들고, 빠르고, 눈에 보이지도 않는 상품을 미국은 과연 완전히 없앨 수 있을까? 비트코인 거래소는 미국에만 있는 게 아니다. 게다가 미국은 공산주의 국가가 아니라 민주주의 국가다. 미국정부는 결코 비트코인을 없앨 수 없다.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가 나오면 비트코인은 소멸될까? 안타깝게도 비트코인은 '디지털화폐'라서 폭등하고 있는 게 아니다. 발행량이 2,100만개로 제한된 전 세계에서 가장 희소성 있는 '디지털 금'이라는 사실 때문에 상승한다는 사실을 명확히 이해해야 한다.

비트코인의 폭등에 가장 크게 기여하고 있는 건 바로 종이화폐를 마구 찍어내는 미국과 각 국가들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한국과 미국의 재정적자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의 발행 주체는 심각한 재정적자로 화폐를 남발해 온 정부다. 이 당연한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미국보다 재정상태가 훨씬 더 심각한 베네수엘라에서는 이미 2018년에 '페트로'라는 CBDC를 발행했다. 하지만 지금 이 디지털화폐를 쓰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시중에 잘못 알려진 상식과 달리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와 비트코인은 아무 상관이 없다.

[사진 = 셔터스톡]

◆ 비트코인이 안 망하는 이유는 네트워크 효과?

비트코인이 안 망하는 진짜 이유가 뭘까? 바로 '네트워크 효과' 때문이다. 네트워크 효과란 미국의 경제학자인 '하비 라이벤스타인(Harvey Leibenstein)'이 처음으로 주장한 개념이다. 핵심내용은 "어떤 상품에 대한 수요가 형성되면 이것이 다른 사람들의 수요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이론이다.

이게 무슨 말일까? 전 세계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페이스북을 생각해 보자. 페이스북에 100명이 가입했을 때는 그 영향력이 크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페이스북을 써본 사람들이 친구들에게 권하면서 가입자수가 시간이 지날수록 급격히 늘어나게 됐다.

결국 100만명이 되고 1,000만명이 된다. 마침내 임계점을 넘어가면 그 때부터는 주변에서 페이스북을 쓰는 사람이 안 쓰는 사람보다 더 많아지게 된다. 이런 효과는 카카오톡이나 인스타그램에도 동일하게 적용 가능하다.

결국 네트워크 효과는 서비스의 품질보다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사용자수가 곧 힘이다. 사용자들이 몰리면 몰릴수록 사용자수는 탄력을 받아 계속 더 늘어나게 된다. 이런 이유로 한국에서는 지금 전 국민이 카카오톡을 쓰고 있다. 그 과정에서 카카오톡의 가치와 주가도 기하급수적으로 폭등했다.

한국이 아닌 글로벌시장에서는 세계 1위인 왓츠앱 메신저앱과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SNS가 대세다. 이걸 다 관리하는 회사가 바로 메타(페이스북)다. 그래서 메타의 주가도 처음과는 비교할 수 없이 폭등한 상태다. 바로 수십억 명에 달하는 막대한 사용자수의 가치 때문이다. 비트코인이라고 다를까?

다시 바꿔서 질문해 보자. 페이스북이 가치 있는 이유는 뭘까? 내 주위 사람 모두가 페이스북에 가입해 가입자수가 30억명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네트워크 이론은 이와 비슷하게 팩스기에도 적용할 수 있고 미국달러에도 적용할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조금씩이라도 가지고 있는 '금'에도 적용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비트코인도 네트워크 효과에 기반을 두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근본적인 의문에 직면하게 된다. 사람들은 왜 전통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금' 대신 '비트코인'을 사용하는가? '비트코인'은 정말로 '금'보다 더 좋은 투자자산일까?

[사진 = 셔터스톡]

◆ 집 안에 금 없는 사람은? 

가장 중요한 건 지금 시대에 '금'과 '비트코인' 중 어떤 게 더 선호 받는 지의 문제다. 1971년의 닉슨 쇼크 이후에 금과 달러와의 연관성은 거의 끊어졌다. 그래서 달러가치가 아무리 폭락해도 그 가치하락만큼 금이 상승하지는 않고 있다.

대신 비트코인은 달러가치 하락 분보다 훨씬 더 큰 폭으로 폭등하고 있다. 이유가 뭘까? '네트워크 효과'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그 외 비트코인의 또 다른 상승 이유로는 금 보다 확장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웬만하면 집안에 약간이라도 금을 보관하고 있다. 꼭 금괴 형태로만 보유하는 건 아니다. 금은 장신구로도 인기가 많다. 그래서 금 반지, 금 목걸이, 금 귀걸이, 하다못해 굴러다니는 돌반지라도 하나쯤은 있다.

이렇게 사용(보유)자수 개념으로 접근한다면 이미 '금'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그래서 '금'을 새로 구매하게 될 사람들의 숫자는 당연히 비트코인 구매 예정자들보다 적을 수밖에 없다. 애초에 비트코인은 사용자수 0명에서 시작했기 때문이다.

만약 지금이 비트코인을 사용(보유)하는 사람들의 숫자가 현저하게 적은 초기였다면 '네트워크 효과'를 보기 어려운 상황일 수 있다. 세상에 새롭게 출현한 수많은 신상품들은 대부분 초기에 망해 버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임계점을 넘어서는 게 중요하다.

만약 이미 비트코인 사용(보유)자수가 임계점을 넘어섰다면? 임계점을 넘어가서 망하지는 않는 상황인데 금 사용자수보다 비트코인의 사용자수가 아직 훨씬 더 적다면 이는 대형 호재다. 네트워크 효과는 승자독식을 가능하게 한다. 또 네크워크 효과는 정규분포가 아니라 J커브를 그린다. 따라서 비트코인 사용자수는 앞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사진 = 셔터스톡]

◆ 비트코인 보유중인 사람 수는?

이제 비트코인 사용자의 숫자가 정말로 임계점을 넘어선 게 맞는지 확인해 보자. 전 세계 인구수는 80억명이다. 이 중 현재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는 인구수는 얼마나 될까? 정답은 "알 수 없다". 주식과 달리 비트코인을 소유한 사람이 몇 명인지 정확히 확인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은 광범위하게 분산돼 있다.

블록체인 연구회사인 '채이널리시스(Chainalytic)'의 조사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약 4억6천만 개 이상의 비트코인 주소가 생성되어 있다. 하지만 이는 정답이 아니다. 이 숫자로 실제 비트코인 사용자수를 추정할 수는 없다. 한 사람이 원하는 만큼 자유롭게 많은 주소를 만들어 낼 수 있는 한계 때문이다.

또 다른 분석을 살펴보자. 암호화폐 지불 게이트웨이인 '트리플-에이'는 전 세계적으로 암호화폐 소유자수를 4억2천만명으로 추정했다. 이는 전 세계 80억명의 인구수 중 약 5% 수준이다. 여기에 비트코인의 시장 점유율 약 50%를 적용해 보면 대략 2억1,000만명 수준이다. 물론 이 역시 추정치일 뿐이다.

어쨌든 결론적으로 전 세계 80억명의 인구 중 약 2억1,000만명인 2.6% 정도만 비트코인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 한국 인구수 5,200만명과 일본 인구수 1억2,200만명을 합친 숫자인 1억7,400만명보다 더 많다.

이 정도로 막대한 사용자수라면 비트코인이 망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해진다. 반면 '네트워크 효과'로 인해 사용자수가 J커브를 그리며 급증할 가능성은 점점 더 높아진다. 비트코인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 지는 이유다.

[사진 = 셔터스톡]

그렇다면 전 세계에서 '금' 보유자수는 얼마나 될까? 이것 역시 정확히 확인할 수는 없다. 개인이 매수한 금 데이터를 알아내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단지 추정만 가능할 뿐이다. 세계 금 협회(World Gold Council)에서 2020년에 미국인들 만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실물 금 소유자는 약 38%로 조사됐다. 일반적인 예상보다 작다.

그런데 미국은 초강대국이고 부유한 나라다. 따라서 이 설문조사만 가지고 전 세계 80억명의 인구 중 38%가 금을 가지고 있다고 추정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그 절반인 20%로만 추정해도 약 16억명이라는 숫자가 나온다. 금 소유자수보다 비트코인 소유자수가 훨씬 더 적다는 추론은 충분히 가능하다.

이게 바로 금보다 비트코인 상승 여력이 더 높은 이유 중 하나다. 결국 어느 시점이 되면 그 동안 비트코인을 사지 않았던 수많은 사람들이 허겁지겁 비트코인을 사게 되는 날이 올 것이다. 비트코인 추종자들은 이렇게 굳게 믿고 있다. 도대체 그 시기는 언제쯤일까?

시장은 그 시기를 '비트코인 현물 ETF'가 상장되는 시점으로 보고 있다. 현재 비트코인 ETF 상장심사를 진행하고 있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사소한 움직임 하나하나에도 암호화폐 시장이 뜨겁게 반응하는 이유기도 하다.

 

⑩편에서 계속… 비트코인⑩ 비트코인 현물 ETF 진짜 승인될까? 필승 투자전략은?

 

자세한 내용은 해당 영상을 통해 확인해 보자.

뉴스핌 (촬영 : 조현아 / 편집 : 김현석)

longinu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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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해킹 사태 '2차 피해' 우려 [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SK텔레콤이 2300만명에 달하는 가입자 유심(USIM) 정보 유출 사실을 공식 인정한 이후, 대응이 늦어 가입자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주말 첫날인 토요일에도 전국 곳곳의 SK텔레콤 대리점에는 유심 교체를 요청하거나 상담을 원하는 고객들이 몰렸다. SK텔레콤은 지난 25일 서울 을지로 T타워 본사에서 긴급 기자 간담회를 열고 해킹 사고를 인정하며 고객들에게 사과했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사이버 침해 사고로 인해 고객 여러분과 사회에 큰 불편과 심려를 끼쳐 드린 점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FDS(이상거래탐지시스템) 강화 등 불법 복제 유심 인증 차단 조치를 최고 수준으로 격상해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출된 정보는 이동가입자식별번호(IMSI)와 단말기고유식별번호(IMEI) 등 핵심 통신 식별 정보로, 이를 악용할 경우 유심을 불법 복제해 타인 명의로 휴대폰을 개통하는 '심 스와핑(SIM Swapping)'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6일 서울 마포구 한 SK텔레콤 대리점. 입구에 유심 재고 부족에 대한 안내글이 붙어있다. [사진=양태훈 기자] 26일 서울 마포구의 한 SK텔레콤 대리점에는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유심 교체를 문의하는 고령 이용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대리점 입구에는 '현재 유심 재고가 없습니다'는 안내 문구가 부착됐고, 상담을 요청하는 고객들로 붐볐다.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직원들에게 무조건 유심 교체를 해주지 말라고 지시가 내려왔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퍼지며 불안을 증폭시켰다. 한 이용자는 "교체를 요청했지만 유심 재고가 없다며 거절당했다"고 토로했다. 명의도용을 막기 위해 SK텔레콤이 안내한 'PASS 앱 명의 제한 기능' 역시 이날 한때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접속자가 급증하면서 PASS 애플리케이션 서버가 다운됐고, 일부 이용자들은 인터넷 커뮤니티에 "긴급하게 명의 보호 조치조차 할 수 없다", "SK텔레콤이 사고를 주말 직전에 터뜨려 놓고 고객들은 제대로 된 보안 수단 하나 없이 무방비 상태로 방치됐다" 등 답답함을 호소하는 글을 올렸다. 26일 서울 마포구 한 SK텔레콤 대리점. 입구에 유심 재고 부족에 대한 안내글이 붙어있다. [사진=양태훈 기자] SK텔레콤은 오는 28일부터 공식적으로 유심 무상 교체를 시작할 예정이다. 유심을 자비로 교체한 가입자에게는 요금 감면 방식으로 환급 지원도 할 방침이다. 그러나 2300만명 가입자에 더해 SK텔레콤 망을 사용하는 알뜰폰 이용자 187만명을 포함하면 최대 2500만명에 달하는 수요를 충족해야 해, 당분간 대란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에 대해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유심 무료 교체를 전국 T월드 매장과 공항 로밍센터 등에서 시행할 예정"이라며 "일시에 많은 고객이 몰려 당일 교체가 어려운 경우 예약 신청을 받아 순차적으로 교체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5월 중 유심 보호 서비스의 기능을 강화해 해외 로밍 시에도 이용할 수 있도록 고도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dconnect@newspim.com 2025-04-26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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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인터뷰] 이낙연, 대선 출마 시사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24일 자신의 거취에 대해 "어느 것이 이 시점에 국가에 더 보탬이 될까를 판단해서 늦기 전에 결정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 전 총리는 이날 뉴스핌TV와의 특별 인터뷰에서 "출마를 하건 누군가를 돕건, 아니면 그것도 하지 않건 몇 가지 선택지 중에서 잘 선택을 하겠다"며 이 같이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낙연 전 국무총리 이 전 총리는 "국민적 정당성을 가진 국회와 대통령이 마주 달리는 기차처럼 충돌해서 파멸이 온 것"이라며 "이것을 빨리 극복하기 위한 개헌을 주장했지만 민주당에서 개헌을 못하겠다고 하면 공수가 뒤바뀐 내전 상태가 계속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불행이 뻔히 보이는데도 이대로 가자는 건 불을 보고 덤벼드는 불나방 같은 어리석은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 전 총리는 "국민의힘은 결연함이나 절박함이 보이지 않고 웰빙을 위해 사는 사교 클럽 같고 민주당은 대중의 생각과는 동떨어진 자기들만의 성에 갇혀서 희한한 짓들을 하는 사교집단 같다"며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대한민국은 침몰할 것이다. 우리 국민들께서 혁명적인 결심을 좀 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전 총리는 이재명 민주당 경선 후보의 선거법 위반 사건과 관련해 "법원의 결정에 대해 얘기하는 것은 옳지 않지만 파기환송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여론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의 일문일답]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안녕하십니까? 저는 뉴스핌의 이재창 정치 전문 기자입니다. 오늘은 특별 인터뷰로 준비했습니다. 이낙연 전 총리님 모시고 조기 대선 정국과 한국 정치의 병폐, 나아갈 방향 그리고 개헌 문제 등 다양한 정국 현안 문제에 대해 말씀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렇게 나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낙연 전 총리) 네 감사합니다. -(이 기자) 요즘 화제가 된 총리님 유튜브 영상으로 얘기를 시작해 보겠습니다. 이 총리님이 개헌연대 국민회의에서 한 연설이 담긴 유튜브 영상이 오늘 제가 들어오기 전에 보니까 113만을 돌파했습니다. 계속 늘어나고 있는데요. 총리님도 놀라지 않으셨어요? -(이 전 총리) 놀랐어요. 바로 첫날 50만 명을 돌파하길래 이게 무슨 일인가 했죠, 굉장히 어리둥절했습니다.제가 처음 한 얘기도 아니고 평소에 계속 해 왔던 얘기인데 그것이 좀 정리돼서 알려지게 되니까 많은 관심을 받게 된 것 같아요. 우리 국민들이 어떤 걱정, 어떤 목마름이 있길래 저같이 보잘것없는 연설에 이렇게 많이 관심을 보여주셨는지 감사하고 또 책임도 많이 느낍니다. -(이 기자) 그날 연설에서 정치 개혁과 사회 통합 그리고 위기 극복 방안 등 상식적인 말씀을 하신 거였는데 그 연설에 왜 그렇게 대중이 좀 열광했다고 보시는지 궁금하네요. -(이 전 총리) 상식에 목말라 계셨던 것 아닌가 싶어요. 대중들이 다들 느끼고 계시거든요. 그런데 현실 정치에서는 자기 쪽은 잘한다고 하고 상대방만 욕하고 있잖아요. 국민들은 양쪽 다 큰일 났다고 생각하는데 정치에서는 그렇지 않거든요. 뭐랄까요? 갭이랄까 괴리가 있어 제가 말씀드린 것이 많은 국민들의 관심을 끄는 데 기여한 것 같아요. -(이 기자) 위기 극복과 정치 개혁, 사회 통합에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라면 힘을 합하겠다, 협력할 수 있다 고 개헌 연대나 제3지대 연대를 시사했는데 어떤 특별한 구상을 가지고 계신지요? -(이 전 총리) 그날 얘기를 했었지요. 위기 극복, 정치 개혁, 사회통합 이 세 가지의 과제를 말씀드리면서 각 과제마다 두 가지씩의 구체적인 과제 를 말씀드렸어요. 위기 극복에서는 첫째는 대미 관세 협상을 포함한 주변 4강국과의 관계 안정화 그리고 또 하나가 사법부의 신뢰 회복, 두 번째 정치 개혁은 개헌과 양당의 현재 행태에 대한 비판 그걸 고쳐야 한다. 세 번째 사회통합에서는 통합형 지도자가 필요하고 통합형 정치가 필요하다, 두 가지씩 주었는데 구체적인 안을 가지고 얘기가 진행되길 바랍니다. 그냥 누구니까 도와달라 누구 미우니까 도와달라, 그런 식의 이합집산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이 기자) 이재명 민주당 경선 후보도 강하게 비판하셨죠. "방탄 외에 3년간 한 일이 뭐냐"고 강하게 비판하셨는데요. -(이 전 총리) 방탄 말고 딴 것도 했겠죠. 그런데 방탄을 위해서 워낙 기상천외한 생각지도 못했던 일들을 하다 보니까 그것만이 국민들 기억에 남게 되는 거잖아요. 한 세 가지를 말씀드리면 하나는 입법 폭주가 있어요. 허위사실 공표죄가 문제가 되니까 그건 뭐 선거법에서 빼버리자라든가 또는 배임죄를 없앤다거나 제3자 뇌물죄가 어떻다든가 이런 식의 과잉 입법 그리고 예산 삭감도 액수 자체는 4조밖에 안 되지만 하필이면 대통령실 검찰 경찰 감사원의 특활비 특공비 이것만 전액 삭감했어요, 굉장히 기분 나쁘게 하는 거잖아요. 일부러 의도했던 것처럼 그렇게 비친단 말이에요. 게다가 뭐니 뭐니 해도 30번에 육박하는 탄핵 시도, 이건 완전히 정부를 마비시키는 결과까지 가져올 수 있는 것 아닙니까? 그런 것이 워낙 강렬하게 인상에 남고 또 국민들의 우려를 자아내다 보니까 다른 것이 덮인 거지요. 그래서 탄핵 말고 국민을 위해서 한 일이 뭔지 스스로 설명해 봐라 하는 질문을 했었죠. -(이 기자) 대법원에서 이재명 민주당 후보의 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 전원합의체에 회부하자마자 회의를 계속 연이어서 열고 있어요. 일각에서는 재판에 속도를 내는 거 아니냐는 얘기도 있는데요. 대법원 확정 판결이 선거전에 나올까요? 그리고 그게 대선에 영향을 미칠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이 전 총리) 제가 선거법 재판 2심에서 무죄가 나온 뒤에 대법원이 전원합의체에 회부하는 게 좋겠다 그렇게 글을 쓴 적이 있어요. SNS에 발표했는데 그대로 됐습니다. 그래서 일부 네티즌들은 제 예언이 적중했다고 그러는데 점쟁이는 아니고요. 민주당에서는 조희대 대법원장께서 왜 정치에 관여하려고 하느냐 이런 식으로 경계망을 치고 있죠. 제가 보기에는 이런 것 아닌가 싶어요.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와 존경이 무너졌거든요. 그것을 회복해 놓고 떠나야겠다는 대법원장님 나름의 절박한 마음이 있었지 않나 싶어요. 정치에 또는 선거에 영향을 안 주는 것도 미덕일지 모르지만 그런 자세 때문에 사법부 불신이 이렇게 생긴 것 아니에요. 특히 조희대 대법원장님 전임 대법원장 시절입니다마는 대법관 매수 의혹이 번졌는데 아무 조사도 없이 그냥 흐지부지 넘어갔단 말이에요. 이런 것들이 쌓여서 법원의 신뢰가 많이 떨어졌다. 특히 가까이서 보면 헌법재판소는 윤석열 대통령의 진퇴 파면 여부를 상당히 신속하게 절차적인 시비를 받아가면서까지 8 대 0 전원일치 파면이라고 결정해서 굉장히 국민들의 수긍을 받고 있지 않습니까? 헌재에 비하면 대법원은 많이 점수를 까먹었어요. 그동안에는 정치적 사건만 놓고 보면 헌법재판소는 윤석열 대통령 파면, 법원은 이재명 대표 심판 이런 일을 맡았다. 그러면 법원 쪽은 도저히 진도가 나가지 않고 질척거리는 그리고 간간히 나오는 판결이 이상하다 이런 것들을 냈지 않습니까? 그래서 아마도 대법원장님 입장에서는 떨어진 사법부의 위상을 회복해 놓고 떠나야겠다 이런 생각을 가졌지 않았나 싶어요. 그래서 제가 법원의 일을 함부로 예측하는 건 옳은 일이 아니지만 파기환송이 나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 기자) 만약에 파기환송이 나온다면 선거에 영향을 미칠까요? -(이 전 총리) 여론에는 영향을 주겠죠. 그러나 출마 자격을 당장 빼앗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대법원으로서는 그 선으로 가지 않나 싶어요. 그런데 이제 고민이 있습니다. 파기환송이면 다시 고등법원 갔다가 다시 대법원까지 올라오잖아요. 그러면 대법원의 확정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는 무죄 추정이라고 그럴 거란 말이에요. 이 무죄 추정 얘기가 나왔으니까 말인데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무죄 추정 말하는 거 좀 염치없는 짓 아닌가요? 과거에는 기소만 돼도 출마를 못 한다거나 1심 유죄 판결 받으면 출마를 못 한다거나 이랬었어요. 그것이 그 당시에 무죄 추정을 몰라서 그랬겠습니까? '일반 국민들보다 더 높은 도덕성을 갖겠습니다' 이런 다짐 아니었겠어요? 그런데 그냥 재판을 마냥 미루면서 무죄 추정을 가지고 영업을 한단 말이에요. 그건 정말 염치없는 짓이라 생각해요. 원래 무죄 추정이라는 것은 힘없고 약한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인데 권력자들이 무죄 추정을 가지고 그 방탄을 삼으려고 그러는 건 거듭 말씀드리지만 몰염치한 짓이다라고 얘기하고 싶습니다. -(이 기자)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실용주의를 강조했습니다. 자기는 대통령이 되면 이념에서 탈피하겠다 이런 말씀도 하셨고요. 진보 보수 가리지 않고 장관도 기용하겠다 이런 말씀도 하셨어요. -(이 전 총리) 그분의 말씀은 잘게 떼에서 보면 다 그럴싸한데 모아서 보면 앞뒤가 안 맞아요. 예를 들면 친일파도 문제 삼지 않겠다고 했는데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헌법재판관들 누구 누구 을사오적 되지 마라 또 조금 마음에 안 들면 이완용이다 이렇게 몰아가고 있잖아요. 그런 사람들이 또 친일파 문제 삼지 않겠다 그러면 어느 쪽 말을 믿어야 되는 것이냐 그런 의문이 생기는 것이고요. 그리고 또 하나 민주당 내에 극좌 세력을 공천으로 다 정리했다 이런 비슷한 말을 했다는 건데 그건 또 무슨 얘기인지 모르겠어요. 오히려 그 비명횡사한 사람들이 더 합리적이고 중도적일 겁니다. 그런데 그걸 이렇게 뒤집어버리잖아요. 안타깝죠. 세금은 깎아주겠다고 하면서 돈은 많이 풀겠다고 말한다든가 이게 앞뒤가 안 맞는 얘기거든요. -(이 기자) 문재인 전 대통령이 기소됐어요. -(이 전 총리) 안타깝지요. 저는 결백하시리라 믿지만 꽤 오래된 일이 이제 하나씩 진행되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마는 현행 헌법 생긴 뒤로 8명의 대통령이 있었거든요. 8명 중에 4명이 감옥 갔고요. 2명은 아들이 감옥 갔고요. 한 분은 퇴임 후에 검찰 수사를 받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셨고 그런 불행한 일을 겪지 않은 단 한 분의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이었는데 그분마저 이렇게 되는 게 굉장히 안타깝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이 기자) 지난 3년간 정치가 극단적인 대결로 치달았습니다. 민주당은 압도적 의석을 앞세워 법안과 탄핵 등을 막 밀어붙였죠. 여권은 대통령 거부권으로 맞서는 악순환이 계속됐어요. 이런 대결 정치가 결국은 대통령 비상계엄과 탄핵이라는 비극적인 결과로 막을 내렸습니다. -(이 전 총리) 그렇죠. 쉬지 않고 윤석열 대통령을 압박했죠. 거대 야당이 그 방법은 제가 아까 말씀드린 대로 과잉 입법 또 무리한 예산 삭감 또 줄탄핵 이런 것 등등으로 쉬지 않고 압박을 했는데 그런다고 해서 계엄으로 대처한 것은 그분의 미숙함이고 어리석음이지요. 대통령도 뭔가 망상에 사로잡힌 나머지 오판을 한 걸로 보이는데요. 하여튼 그 결과를 놓고 보면 이런 사태 불행한 사태가 왔어요. 간단히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국민적 정당성을 가진 두 권력기관이 충돌한 거지요. 국회도 국민이 투표로 뽑은 거고 대통령도 국민이 투표로 뽑은 건데 둘이서 마주 달리는 기차처럼 충돌해가지고 이런 파멸이 온 거지요. 이것을 빨리 극복하기 위해서 저는 개헌을 주장했습니다마는 민주당에서 개헌을 못하겠다 그러면 이런 상태를 계속 끌고 가자는 얘기예요.잘못하면 공수만 바뀐 내전 상태가 계속될 수도 있다 그런 얘기 아니겠어요? 그런 불행이 뻔히 보이는데도 이대로 가자는 건 불을 보고 덤벼드는 불나방 같은 어리석은 처사지요. 그래서 이 기회에 말씀드리면 그런 불행을 끊기 위해서라도 개헌과 새로운 체제의 도입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이 기자) 지금 대선전이 한창입니다. 민주당은 이재명 경선 후보가 거의 90% 안팎의 득표율로 사실상 후보 확정 수순으로 들어가는 거 아닌가 이런 느낌이고요. 국민의힘은 이제 4강이 결정된 상황인데 당내 일각에서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출마해야 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어요. 모두 비정상적으로 보입니다. -(이 전 총리) 양당이 모두 굉장히 병적인 거예요. 좀 과장되게 비판을 하겠습니다. 양쪽 다 사교하고 관계돼요. 국민의힘은 사교 클럽 같아요. 민주당은 사교 집단 같아요. 사교의 한문이 틀릴 겁니다. 예컨대 국민의힘은 뭐 결연함이나 절박함이 보이질 않아요. 그냥 정치 자영업자들 그때그때 생계나 웰빙을 위해서 보따리 싸가지고 왔다가 때 되면 돌아가는 그런 식이예요. 민주당은 일반 대중의 생각이나 감각과는 동떨어진 자기들만의 성에 갇혀서 희한한 짓들을 하고 있잖아요. 그런 것이 계속되면 불행은 계속될 것이고 대한민국은 침몰할 거예요. 이번에 대선을 기해서 우리 국민들께서 혁명적인 결심을 좀 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어떤 분들은 그걸 중도 혁명이라고 표현하던데요. 이름이 뭐든 간에 극단을 배제하고자 하는 혁명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 기자) 이번 대선에서 역할을 하실 생각이 있습니까? -(이 전 총리) 뭔가 국가에 보탬이 되길 바랍니다. 개인적으로야 그냥 놀아도 좋은 나이가 됐다고 생각합니다마는 국가의 혜택을 많이 받은 사람으로서 이런 위기를 보고도 외면하고 혼자 안일함을 추구하면 그건 도리가 아닌 것 같아서 뭔가 국가에 보탬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이 기자) 국가적 위기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가 이제 파탄 난 정치가 아닐까 싶은데요. 근본 원인은 뭐라고 보십니까? -(이 전 총리) 올해 들어서 국제적인 평가가 이렇게 나왔어요. 미국의 포브스가 세계 각국의 국력 평가를 했는데 대한민국이 6등으로 나왔거든요. 1등 미국, 2등 중국 3등 러시아 4등 독일 5등 영국 6등 대한민국 7등 프랑스 8등 일본 9등 아랍에미리트 연방 연합 10등 이스라엘 이렇게 나왔을 거예요. 그건 해방 이후 80년 동안 온 국민들이 피땀 흘려서 이룩한 아주 금자탑 같은 성취죠. 그런데 영국의 이코노미스트 산하 기관인 EIU가 해마다 각국의 민주주의 수준을 평가하는데 문재인 정부 후반기에 우리가 완전한 민주주의 라고 평가받았는데 이번에는 결함 있는 민주주의로 평가받았어요. 그 당시에 문재인 정부 후반기에는 아시아에서 대한민국 민주주의 수준을 1등으로 뽑았는데 지금은 일본이나 대만한테도 밀리는 걸로 나옵니다. 또 하나가 스웨덴 예테보리 대학 산하에 민주주의 다양성 연구소가 각국의 민주주의를 평가했는데 대한민국은 독재가 진행되는 나라로 분류해 놨어요. 이걸 다 합치면 국력은 세계 6위인데 민주주의도 떨어지고 독재가 진행된다. 이 얘기는 지난 80년 동안 국민들이 피땀 흘려서 이룩한 이 성취를 정치가 허물어뜨리고 있다는 얘기가 되겠죠.  작년 가을에 노벨 경제학상을 받으신 3명 중에 한 분의 책에도 한국 얘기가 많이 나와요. 그분이 이랬어요. 한국의 가장 큰 문제는 양대 정당이다. 도무지 타협할 줄 모르고 극단으로 가는데 왜 그러냐하면 양당 모두  강경파와 온건파가 있기 마련인데 둘이 섞어놓으면 강경파가 이겨요. 양쪽 다 강경파가 이기다 보니까 강대강의 충돌만 생기잖아요. 그래서 이걸 정치인들의 각성으로 개선한다는 건 백일몽 같은 얘기일 거고요. 다당제로 가야 됩니다. 그래서 어느 쪽이든 마음대로 못하고 제3세력, 제4 세력의 동의를 얻어야만 정치가 이루어지게끔 하면 극단 대결의 정치는 끝날 수 있을 거예요. 삼김 시대, 그게 13대 국회일 겁니다. 4당 체제였는데 그때가 안건 합의 처리 비율이 가장 높았어요. 김재순 국회의장이 '이것은 황금 황금분할이다' 이렇게 표현할 정도였거든요. 안철수 씨 국민의당에 있었을 때 3당 체제, 그때도 합의 처리 비율이 높았어요. 그런데 이제 양당 체제가 되고 어느 한쪽이 지나칠 만큼 거대한 의석을 갖게 되면 힘을 주체를 못하고 힘을 써요. 그러다 보니까 날치기가 나오고 무리한 법이 나오고 그래서 정부는 또 거부권으로 대응하고 거부권이 30번이 넘었을 겁니다. 이게 말이 안 되죠. -(이 기자) 한때 안철수 의원이 주도한 국민의당이라는 게 있었잖아요. 의석 40여 석 가까이 좀 얻은 적이 있죠. 호남에서 돌풍도 일으켰고요. 안건 처리 비율도 높았다고 하는데 국민들이 왜 이렇게 양당에 집착을 했을까요? -(이 전 총리) ox 문제에 지나칠 만큼 익숙해진 거죠. 아군과 적군으로 구분하고 마구 증오하고 적대하는 그런 문화가 생기면 그 어느 쪽엔가 속해서 가는 것이 편할 수 있잖아요. 그리고 좀 중재하려는 사람들을 무슨 회색분자다 사쿠라다 이렇게 모멸을 해버리지 않습니까? 그러면 대한민국 정치는 영원히 타협도 없고 그냥 강대강의 대결만 생긴다는 얘기인데 그 점에서는 우리 언론이나 우리 국민들도 조금 생각을 바꾸실 필요가 있습니다. -(이 기자) 요즘 정치가 3김 시대보다도 훨씬 못한 퇴보를 거듭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이 전 총리) 그렇습니다. 3김 시대는 정치가 참 좋았었죠. 그때는 좋았는데 왜 지금은 나쁜가, 역시 리더십이죠. 지도자가 어떤 분이냐에 따라서 달라진다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 덕을 많이 봤죠. 그쪽에서 많이 죽을 쓰니까 이쪽의 잘못이 덮여지는 그래서 적대적 공생 관계라는 말도 있었는데 그런데  덕이 아니라 부담도 생겼을 거예요. 윤석열 정권을 겪고 나서 많은 국민들은 지도자가 어떤 사람이냐는 게 굉장히 중요하구나 이걸 깨닫게 되신 것 아닌가 싶어요. 제가 최근에 그런 말을 하는데요. 어떤 친구가 저한테 해준 소리예요. 대한민국이 제대로 되려면 보수는 보수해야 되고, 진보는 진보해야 된다, 그 말을 하더라고요. 무슨 얘기냐면 보수라는 게 지키는 건데 과거에 좋았던 것도 지키지 못하고 모두 파괴해서 지금은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다. 오히려 나쁜 것만 더 득세하고 있다. 그래서 보수는 전통적으로 지켜왔던 가치 이런 걸 지켜라, 그게 보수고 진보는 그들이 먼저 진보하는 게 아니라 그들이 퇴보하고 있지 않냐, 당신들부터 진보해 봐라 그 얘기입니다. 그럴싸한 말이라고 생각을 했어요. -(이 기자) 제가 언젠가 보수쪽 4선 5선 중진 의원들께 보수의 가치가 뭡니까? 답을 못해요. 보수의 가치를 모르는 분들이 보수 세력의 중심에 있으니 보수의 가치가 지켜질까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이 전 총리) 그렇죠. 보수는 품격 신뢰 이런 것이겠죠. 미국에서 재미있는 조사가 한 번 있었어요. 길을 걸어가는데 어떤 어려운 사람이 도움을 청한다. 그 사람을 보수가 더 잘 도울까? 진보가 더 잘 도울까, 이런 조사를 했는데 보수가 더 잘 도운다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어요. 저는 뜻밖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조사 결과에 대한 해설을 보면 진보는 이렇게 가난한 사람을 돕는 것은 국가가 할 일이지 왜 내가 하냐라고 생각하고 보수는 이건 개인의 문제다. 내가 돕겠다 이렇게 한다는 거예요. 뭐든지 좋습니다. 좋았던 것은 지키고 퇴행적인 것은 시정하고 이래야 발전이 있을 텐데 그냥 눈앞의 이익에만 매몰되고 특히 선거에 뭐가 더 이익이냐 이것만 생각하다 보면 한없이 상대 측을 적대하고 증오하고 모멸하고 이런 유혹을 떨칠 수가 없을 거예요. 그거 안 되려면 뭔가 좀 온건하고 합리적인 세력들이 있어야 되는데 그걸 죽이고 있지 않습니까?네 -(이 기자) 보수의 가치는 자유고 진보의 가치가 평등이죠. 그래서 보수는 자유시장 경제, 선택적 복지, 능력에 따른 기회 평등 등을 추구하고 진보는 평등이다 보니까 경제 민주화, 보편적 복지, 평준화 교육을 추진하잖아요. 그런데 보수는 그런 자유의 가치를 좀 많이 망각한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고요. 정치가 올바로 굴러가려면 양날개가 온전해야지 나를 수 있는 건데 한쪽 날개가 망가지면 다른 쪽 날개도 망가져 파탄 나는 거지 않습니까. 지금 우리 정치가 그런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전 총리) 맞아요. 자유 말씀을 하셨는데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자유를 무지하게 여러 번 외쳤지만 실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니까 공허하게 끝나버린 거죠. 공연이 이념 전쟁만 불러일으키다가 끝나버린 것 아닙니까? 그래서 보수건 진보건 대단히 죄송한 얘기지만 공부 좀 해야 돼요. -(이 기자) 총리님은 요즘 술 드세요?  -(이 전 총리) 전혀 한 방울도 안 한 지가 한 9개월 정도 됐습니다. 건강상의 이유인데요. 제가 술 안 마시니까 국가 경제가 더 나빠진 것 같아요. 제가 2년 7개월 13일 국무총리 하면서 끝날 때쯤 막걸리협회 감사표를 받았잖아요. 밖에 나가서 자기 돈 내고 먹는 것은 통계로 안 잡히는데 총리 공관에서 예산으로 막걸리를 사오는 것은 통계에 다 잡히거든요. 통계에 잡힌 것만 보니까 막걸리를 2년 7개월 동안 99종류 6971병을 마셨더라고요. 행사용이지요. 그래서 그 업계에서는 굉장히 초기부터 유명해졌어요. -(이 기자) 제가 왜 이 질문을 드렸냐면, 요즘 여야 국회의원들이 밥도 같이 안 먹는답니다. 술은 고사하고 밥도 같이 안 먹으니 정치가 풀리겠습니까? 일각에서는 같은 당에 있어도 계파가 다르면 밥도 안 먹는대요. 정치가 망가진 이유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 아닌가 싶습니다. -(이 전 총리) 그렇습니다. 제가 초선 재선할 무렵만 해도 국회 국정감사가 특히 야간에 많은데요. 그게 끝나면 밤 10시든 11시든 한잔씩 하고 헤어지거든요. 그냥 삼삼오오 이렇게 어울리는데 당과 관계없이 제일 선배가 술값 내주고요. 그리고 이 의원 오늘 좋았어 뭐 이렇게 칭찬해주면 좋잖아요. 그런 일들이 있었는데 지금 이렇게 된 거 참 안타깝지요. 제가 총리할 때 야당 지금 국민의힘이죠. 야당이나 여당이나 원내대표의 임기가 1년이라서 원내대표가 바뀌면 그 원내 부대표들도 바뀌어 가지고 10여 명씩의 단체가 생기잖아요. 민주당은 제가 초청하면 다 오셨는데 국민의힘은 2년 7개월 동안 원내대표가 세 분 나왔어요. 김성태 원내대표만 저의 초청에 응해주고 나머지 두 분 얘기할까요? 나경원 정우택 원내대표는 거절해 버리더라고요. -(이 기자) 그게 그렇게 힘든 걸까요? 이런 퇴행적 문화를 바꾸지 않으면 사실 정치 개혁이라는 게 너무 공허한 얘기가 될 것 같아요. 밥도 못 먹는데 무슨 쟁점 현안에 대해서 절충하고 타협이 되겠어요? -(이 전 총리) 지금 양당제인데요. 저는 4당 체제쯤 됐으면 좋겠어요. 보수도 온건파 정당이 생기고 진보도 합리적인 정당이 생기고 그래가지고 완충지대가 있으면 좀 나아질 것 같다 생각하고요. 총리가 저녁 먹자는데도 안 오는가 그런 것을 죄악시하는 문화가 있어요. 자기들끼리만 어디 우물에 갇힌 것처럼 자꾸 생각을 그쪽으로 몰아가고 자기들끼리 또 확인하고 그러니까 점점 더 괴상해지는 거죠. (하)편에서 계속   leejc@newspim.com 2025-04-24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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